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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졸음 운전” - 경찰 “DMB 시청”

김현묵·권광순기자
등록일 2012-05-03 21:40 게재일 2012-05-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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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청 여자 사이클선수들 참사 원인 논란<br>스키드마크 흔적없어 의혹… 트럭운전사 구속
▲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25호 국도에서 사이클선수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지점 갓길에 `Champion`이라고 씌여진 주인잃은 물통만이 참혹한 사고 당시를 대변해 주고 있다. /권광순기자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 3명이 숨지는 등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1일 의성의 교통 참사 원인을 두고 경찰과 유족들의 주장이 엇갈려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성경찰서는 2일 트럭 운전사 백모(66)씨를 DMB를 시청하면서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은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가 사고 지점인 25번 국도에 진입하기에 앞서 상주IC를 빠져나오면서 `복희누나`라는 TV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운전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사고 당시에 DMB가 켜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드라마 시청에 정신이 팔려 안전운전을 소홀히 한 것” 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트럭이 2011년 식으로 제동장치 등은 정상이고, 백씨의 음주 사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2일 유족, 상주시청 등 50여명의 지켜보는 현장 검증에서 이모(53)씨 등 유족들은 “무슨 DMB 타령들이냐. 잠을 자거나 고개를 완전히 뒤로 돌리고 운전을 하지 않고선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가 없다. 1차선이 있는데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한 이번 경우는 졸음 운전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가 명백하다” 며 경찰의 발표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날 격앙된 유족들은 “이미 아이는 숨졌지만 아이에게 깨끗한 진실이 필요하다. 후미에 따른 스타렉스 승합차가 선수들과 거리가 짧아 오히려 2차 사고를 불렀다” 며 선수들을 지도한 전제효 감독에게 원망의 화살을 보내기도 했다.

현장조사에서 전 감독은 “싸이클 선수들과 50여m 충분한 거리를 유지했고 사고 트럭이 접근했을 땐 싸이렌을 울렸다”고 진술했다.

이에앞서 트럭운전사 백씨는 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사고 발생 이전 수백m 전방에서 (사이클선수단의) 승합차를 발견했고, 가까이 와서 아주 느리게 운행 중인 것을 알았다”고 밝혔었다.

그렇다면 제동장치가 정상인 사고 트럭이 현장에 스키드마크 흔적이 없는 점, 시야가 확 트인 편도 2차선에서 유사시 1차선으로 변경하지 못한 점 등으로 볼 때 DMB 시청보다도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냈다는 유족들의 주장은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안과 전문의는 “차량을 운전하면서 TV를 시청하는 행위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대단위 위험할 수 있지만, 대체로 운전석 근처에 설치된 DMB 한쪽을 집중하더라도 사람의 눈 구조상 전방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 능력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전체를 구분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경찰조사결과 트럭운전사 백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달 30일 포항의 한 거래처에 철코일을 싣고 다음날 1일 새벽 4시에 대구 자택에서 충북 음성의 거래처에 가서 물건을 내린 뒤 대구로 귀가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현묵·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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