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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중생 아파트 8층서 투신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2-04-27 21:51 게재일 2012-04-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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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다리 등 중상… `성적부진·학원서 따돌림` 유서
대구에서 여중 3년생이 성적비관과 학원 동급생들의 괴롭힘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구조돼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전8시45분께 대구 북구 한 아파트 8층 자신의 방에서 천모(14·여)양이 `학교 성적이 부진하고 학원의 동급생 2명이 따돌림을 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 자살을 기도한 것을 이 아파트 주민과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천양은 투신 후 아파트 앞 화단에 심어져 있는 나무에 걸려 1차 충격이 완화되면서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얼굴과 다리 등에 중상을 입어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올 때만 해도 목숨이 위험했는데 지금은 눈을 깜빡거릴 정도로 의식을 회복한 상태”라며 “얼굴과 다리를 심하게 다쳐 정확한 상태는 정밀검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천양의 유서에는 “학업 성적 부진에 따른 부담감이 너무 크고 1년전 학원에서 남녀 동급생 2명에게 따돌림을 당해 학원을 못다니게 됐다”며 “너희들 앞으로 다른 학생들 따돌리지 마라”며 2명의 실명을 언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천양이 학교와 학원에서 괴롭힘을 당해 자살을 시도한 것에 무게를 두고 학원폭력 및 따돌림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대구시교육청과 협의해 이곳 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도 조만간 다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한 김인택 대구지방경찰청장은 오후 1시20분께 권양이 투신한 장소를 방문했다.

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동급생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덕원중학생 자살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6일 영주에서 학교폭력 등을 견디지 못한 중2 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고 잇따라 발생해 `베르테르 효과`증후군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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