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외부접촉 피해 은둔…女담임, 죄책감으로 심리치료<br>중학생들 폭력성 게임 등 관심 크게 늘어나 모방자살 우려
지난 16일 영주에서 발생한 중학생 투신 자살이 지역 사회 전반에 걸친 충격 여파가 아물지 않고 있다.
특히 해당 학교에는 여전히 깊은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투신 학생 이군을 지도했던 A, B 담임교사(복수담임)는 현재 정상 수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외부인과의 접촉은 일체 피하고 심리적 불안과 압박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동료 C교사는 “이군의 사고로 복수 담임을 맞고 있던 여교사들이 죄책감 등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교 김인규 교장은 “언론 보도와는 달리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수차례 유·무선상 통화를 했지만 아직 자녀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만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을 해 찾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이에 따라 26일 이군의 아버지 직장으로 찾아갔으나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김 교장은 또 “언론 보도에서 학교 측이 사고자 이군에 대해 정서발달 검사 등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으로 비추어졌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학교 폭력 사태에 대해 학교 측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과 이군에 대한 관심 부족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감과 죄책감을 깊숙히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피해 학생 유가족들과 만나면 진정성 있는 사죄와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 유가족들도 고통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이군의 아버지는 직장 동료에게 외부와의 접촉과 통화 등을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한 뒤 현재 사고 아파트에서 나와 친척 집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지역 인사들도 이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나 별다른 묘책이 없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자살게임 및 자살사이트, 강한 폭력성 게임에 대한 관심이 최근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있어 자칫 베르테르 현상에 의한 2차 사고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학생 D군(12·1년)군과 E군(13·2년)은 “흥미 차원을 넘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섬찍하다”는 말로 분위기를 전했다.
학교측은 올해 4월1일 개정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8항에 따라 가해자 전모, 진모군에 대해 전학 조치키로 했다.
전학 조치 후 15일 내 가해자 측 재심청구(제17조의2)가 있을 시 지역위원회는 재심청구 30일 이내에 청구건을 심사·결정해 청구인에게 통보해야 하고 청구인은 이에 불복시 통보 받은 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영주/김세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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