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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컨슈머리포트

등록일 2012-04-19 21:33 게재일 2012-04-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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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술 융·복합 상품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선택이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나 아웃도어 의류의 경우 최근의 생산품이 기존 제품보다 기능이나 디자인 등에서 개선되었음을 인정하더라도 이러한 효용 증대의 대가로 얼마를 지급해야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새로운 기능이 제대로 잘 작동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쉽지 않다. 이렇게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존재하는 제품의 평가역량 차이로 발생하는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위해 과거부터 다양한 시도를 해 왔는데 이중 하나가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고서의 작성과 대외공표이다.

현재 작성되고 있는 상품 평가보고서중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는 미국소비자연맹(CU)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월간지)를 들 수 있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1936년 1월 처음 발간되었는데 판매자나 소비자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제품의 기능을 꼼꼼히 평가해 공개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습관 배양, 반사회적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전개, 제품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정책적 시정 요구 등을 가능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권익을 크게 향상시켰다.

한편 지난달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와 유사한 상품평가 보고서인 K-컨슈머리포트를 한국소비자원이 생산하여 스마트컨슈머 사이트를 통해 공표하고 있다.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작성한 K-컨슈머리포트는 등산화 품질비교(1호, 3.21일), 변액연금보험 상품비교(2호, 4.4일) 등 지금까지 두 번 발간되었는데 예상대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동안 유명 연예인의 광고를 통해 소비심리를 자극하던 상품의 실체가 낱낱이 밝혀져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대상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반발하는데 이들은 평가방법 등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 K-컨슈머리포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중 하나가 바로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이다. 예산과 인원이 모두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처럼 양질의 보고서를 당장 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합리적으로 확보하고 향후 보고서 작성시 나타난 문제점을 착실히 보완해 소비자 주권 강화에 보탬이 되길 기대해 본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강기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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