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수원사태 상황오판 등 문제 노출”<br>대구·경북경찰 “격무부서 승진우대로 전문성 제고”
9일 조현오 경찰청장의 전격 사표를 몰고 온 수원 112사태와 관련해서 대구·경북 경찰은 “신고자가 사망에 이른 수원 112신고센터의 대응시스템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과 함께 앞으로 112신고센터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수원 112신고센터의 대응은 경찰관들이 봐서도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인식하면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경찰의 인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조 청장의 사퇴 회견에서도 밝혀졌다.
대구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112신고센터의 경우에는 3교대로 근무하면서 술주정뱅이의 터무니 없는 신고와 부부싸움 등 실제 사건·사고와 관계없는 신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격무 부서에 해당한다”며 “이들에 대한 승진이 보장된다면 전문성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12신고센터 경찰관에 대해 승진 등이 보장된다면 전문교육을 스스로 받아서라도 근무에 나서려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면서“모든 것이 승진과 관련되지 않지만 현행 시험 위주로 승진하는 방법으로는 격무부서를 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수원 112신고센터의 응급대처 방법은 같은 경찰이 봐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경찰의 수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만큼, 112신고센터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112신고센터는 대부분의 사건 사고의 첨병인 만큼 고생하는 경찰관에 대한 응분의 대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들 경찰관의 전문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사표를 제출한 조 청장은 “112신고센터와 같이 중요한 부서에 무능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발령을 받은 것은 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일부 (112신고센터에) 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사표가 수리되는 그날까지 112신고센터와 종합상황실에 유능한 사람들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체제를 제대로 갖춰놓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조 청장은 구체적으로 현재 지방청 단위로 과장이 지휘하는 112신고센터와 상황실 등을 별도 기능으로 분리해 지휘관 직속으로 두고, 근무평정 가점이나 수당 등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또 “경찰에 일과 승진이 따로 가는 풍토가 있다”며 “인사비리도 많이 없어진 만큼 시험을 통한 승진을 축소시키고 일을 열심히 하는 제도를 도입해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경북 지역 경찰은 조 청장이 “112신고센터의 무능함으로 인한 상황 오판, 허술한 대처, 부실 수색, 사건 축소 및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책임자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고, 특히 축소와 거짓말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혀 112 신고센터의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