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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독·토·글`습관 기르기

등록일 2012-04-06 21:40 게재일 2012-04-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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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욱 시인·달전초 교사
저 지난 수요일, 2012학년도 학부모 교육 설명회가 달전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작년과는 다르게 저녁 시간을 이용해 학급별로 학부모와 상담을 했다.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를 위한 배려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어머니가 찾아주셨다. 예나 지나 자녀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 차례에 `우리 아이를 위한 독토글 습관 기르기`라는 주제로 학부모에게 강연한 내용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독토글`이란 `독서, 토론, 글쓰기`의 줄임말이다. 요즘 교육의 세 가지 화두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공부의 시작과 끝이 `독토글`에 다 있다. 어릴 때부터 `독토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재산을 많이 남겨주기보다 `독토글` 습관 몇 가지 심어주는 게 더 값진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독토글` 습관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심어줄 수 있을까?

먼저 독서를 보자. 책 읽기를 즐기는 아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아이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학부모의 두 가지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읽어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눈빛부터가 다르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의 저자 짐 트렐리즈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하여 열네 살이 될 때까지 읽어주라고 조언한다. 읽기 연령과 듣기 연령이 같아지는 때를 열네 살로 볼 때, 최소한 이때까지는 읽어줘야 하고, 또 읽어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재 미국의 명문대학교에서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톰 파커는 자녀의 성적에 급급해하는 부모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 최고의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하나) 준비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침대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아이가 행복을 느끼면,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평소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모든 것을 따라 하기 마련이다. 가사와 직장에 시달리느라 책은커녕 잠잘 시간도 모자란다고 하소연하는 부모가 많지만 독서습관이 자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게을리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좋은 형태는 `공부하는 부모`다. 공부하는 부모 옆에 공부하는 자녀가 있고, 책 읽는 부모 옆에 책 읽는 자녀가 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기실 그런 뜻 아니겠는가!

토론습관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여기에서의 토론은 넓은 의미의 토론이다. 디베이트를 포함한 토의, 협의까지를 포함한다. 토론습관을 기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경청`과 `대화`다. 경청이란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듣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는 부모가 있다는 건 아이에게 큰 행복이다. 왜냐하면 경청은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무슨 일이든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경청을 잘하는 가정은 거실이나 식탁에 텔레비전 소리나 침묵이 아니라 `대화`가 넘친다. 신문 기사 중에 아이의 관심을 끌 만한 기사를 스크랩해서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경청은 대화를 부르고 대화가 끊이지 않는 가정의 아이는 토론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토론이란 결국 형식을 가진 대화일 뿐이다. 토론 기술을 배우는 것은 차후의 문제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소개한 것이 `글기지개, 시암송, 칭찬과 격려`다. 글기지개는 우리 반 아이들이 매일 조금씩, 꾸준히 쓰는 글쓰기 공책을 가리킨다. 일종의 `하루 5분 글쓰기 운동`인 셈인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들일 때 유용한 방법이다. 어쩌다 일기는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는 글쓰기가 돼버렸다. 일기보다는 짧고 간편하면서 글과 그림, 낙서까지도 허용하기 때문에 글 쓰는 부담이 적다는 게 글기지개의 장점이다. 시 암송의 효과는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없겠다. 학급에서 실천해보니 아이들이 먼저 좋을 줄 안다. 어떤 글이든 칭찬과 격려로 다독이면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는다. 자녀의 행복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독토글 습관을 유산으로 물려주길 바란다.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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