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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현장을 가다 - 고령·성주·칠곡

박순원기자
등록일 2012-04-05 21:47 게재일 2012-04-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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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성주·칠곡이 대구와 경북권 최고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지만,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후보와 무소속 석호익 후보 둘 다 친여 성향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1번`이라는 고정관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다만, 3개 군이 합쳐진 선거구 특성으로 인해, 지역색이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칠곡읍에서 만난 택시기사 한모씨는 “1번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모두 성주 사람”이라면서 “인구가 제일 많은 칠곡에서는 선거에 관심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이완영은 (지역에)내려온지 얼마 안 된 사람이지만 박근혜가 밀고 있고, 석호익은 지역에서 활동을 많이 했지만 신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 최국태 후보는 `350년 칠곡 사람`임을 강조하며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내심 `당선 기적`을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확률이 희박해 보인다.

▲ 고령·성주·칠곡 새누리당 이완영 후보가 유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완영 후보 - “노동청장 경험 살리고, 농민 대변자로 뛴다”

“총선 레이스 후발주자 극복하자” 인지도 높이기에 모든 수단 동원

이완영 후보는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1분 1초의 시간을 쪼개가면서 쓰고 있다. 공천이 늦게 진행되면서, 예비후보 기간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인지도에서 뒤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전화홍보와 대인 접촉 등 선거법에서 허용된 방법이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3일,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이 후보는 `시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로 뛰는 수 밖에 없다. 지역에서 대구노동청장을 했던 경험을 살리고, 농민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사무원들로부터 갖가지 보고를 받으면서, 이후의 선거운동에 대해 고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다니다 보면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분도 많았고, `아이고 왜 이제 왔노`하는 분도 있다”면서 “다만, 공천 과정에서 `제가 박근혜 대표님의 인재 발탁 차원에서 갑자기 왔다`는 부분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부탁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맞상대인 석호익 후보에 대해 이 후보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석 후보가 제기한 병역 문제는 가슴 아픈 이야기”라며 “가장 친한 친구들도 몰랐던 (심장 수술) 비밀을 내가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밝혀야 하는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 무소속으로 출마한 석호익 후보가 유세차량 위에서 연설하고 있다.

석호익 후보 - “공천반납은 마녀사냥 결과물… 반드시 증명”

“이완영 후보 고소는 사후방어용” “30~50대 지지율 높아” 자신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으나 `여성비하 발언` 논란으로 공천을 자진 반납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석호익 후보는 자신이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공천 반납`이 마녀사냥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마침, 후보 사무실에서는 이완영 후보에 대한 고소·고발 건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고소를 진행하지 않으려 했으나, 참을 수 없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

사무실에서 만난 석 후보는 이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개인의 명예에 치명적”이라면서 “이번 고소와 고발을 통해, 누군가를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못하게 하는 사후 방어용”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선거 구도가 박빙`이라는 말에, 석 후보는 “나는 30~50대의 지지를 많이 얻고 있다”며 “문제는 그분들이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며, 젊은 사람의 표심이 반영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박근혜 지원`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새누리당의 공천 취소가 아니고 자진반납”이라면서 “박 위원장의 방문은 선대위원장으로서는 불가피한 것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 민주통합당 최국태 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차량 유세를 하고 있다.

최국태 후보 - “5대째 살아온 토박이가 기적을 필연으로…”

“중앙당 차원 지원 전무… 아쉬워” 새누리당 텃밭 속 힘든 심경 토로

3일 저녁, 사무실에서 만난 민주통합당 최국태 후보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설상가상으로 최 후보의 유세차는 사고로 파손돼 있었다.

기자를 만난 최 후보는 대뜸 “중앙당의 지원이 필요하다. 당선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데 지원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새누리당 텃밭으로 지난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민주당의 씨가 마른 지역”이라며 “차후 대선을 위해, 지역을 위해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조직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나는 99.9%가 서민인 지역에서 5대째 살아온 토박이”라면서 “수백여 명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선거를 도와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적을 필연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후보들은 공약이고 내용이 없다”며 “단지, 박근혜 치마폭에 있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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