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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경영 안동시설관리공단은 복마전?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2-04-02 21:56 게재일 2012-04-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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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 부당 집행·초과 근무수당 마구잡이 지출<br>시설물 절도 등 비위 속속 드러나… 안동시, 6명 징계
▲ 2010년 6월 안동시설관리공단 정문철거 작업 당시 공단의 한 간부가 빼돌린 조경용 소나무.

친인척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안동시 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에서 업무추진비 부정지출, 시설물 절도 등 각종 비위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진행된 안동시 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용도 이외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초과 근무수당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안동시 감사부서는 관리부실 등 책임을 물어 간부 3명 등 총 6명에게 견책, 경고나 주의 등의 징계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부당하게 집행한 업무추진비와 초과 근무수당 등에 대해 전액 회수 조치 명령을 내렸지만 직원들만 회수한 상태이며, 이사장이 부정 집행한 업무추진비 400만원은 회수 조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 안동시는 공단 측이 멀쩡한 이사장 집무실을 과다한 비용을 들여 마련한 것에 대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 공단 측이 최근 36.9㎡(12평) 크기의 이사장 집무실에 집기를 새로 마련하자 적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무리수를 둔 방만한 경영에 제동을 건 것이다.

▲ 절취됐다가 반환받은 소나무 1그루가 최근 잎이 누렇게 변하는 등 말라 죽은 채로 방치돼 있다.

◇기존 시설물 조차 빼돌린 한심스런 공단 소나무 절취 사건

현재 안동시설관리공단 현관 건너편에는 소나무 1그루가 말라 죽은 채로 방치<사진 아래>돼 있다. 공단 조경수로 심은 이 나무는 2.5m 높이에 지름 20cm 크기의 30년생 토종 소나무다.

고사하기 전 이 소나무<사진 위>를 지난해 1월 공단의 한 간부가 한 업자에게 임의 반출한 혐의(절도)로 안동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공단 측은 정문 철거 작업 도중 반출된 이 사건을 두고 `쉬쉬`하다가 소나무를 회수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다시 심었지만 공단 내에서도 이리저리 옮겨 심는 등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말라죽고 만 것이다.

공단 직원들은 경찰이 이 문제로 수사에 착수할 기미를 보이자 이사장에게 모든 정황을 보고했지만 침묵하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부서 간부를 질책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사장이 소나무 절취 사건에 대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관련 없는 엉뚱한 간부에게 호통 친 것을 보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해당 간부가 처벌을 받았지만 공단 이사장이 이와 같은 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주민 박모(44)씨는 “조경수 등 공단 시설물조차 빼돌린다면 다른 것은 뭘 더 볼 것 있느냐. 애꿎은 시민들의 혈세만 낭비된다고 생각하니 분통만 터진다”고 말했다.

◇적자 경영에도 그들만의 `돈잔치`

안동시설관리공단의 경영 적자 폭이 매년 1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시가 연도별 공단의 예산 집행액과 수익금액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42억원이던 적자 폭이 2009년에는 52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2009년 64억원으로 불어난 적자 폭은 급기야 지난해 77억원으로 늘어났다.

물론 공단 산하 사업소 대부분이 수익보다도 시민 생활편의를 위한다지만 앞서 7억8천만원의 개보수 비용을 투입하는 등 외벽 강판이 떨어져 나간 안동시 청소년수련관 실내 수영장 부실 공사<본지 3월23일자 6면 보도>처럼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이 적자 폭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 측은 학가산 온천, 안동체육관 등 12개의 사업소가 늘었다지만 무분별한 직원 채용도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기간제를 제외한 공단 정규직원은 지난 2007년 1월 공단의 첫 출범할 당시 38명이었으나 현재 3배 가까이 늘어난 111명. 더욱이 최근에는 20여명이 추가로 정식 직원에 등록됨에 따라 앞으로 130여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도 행자부는 2010년 공단운영 경영평가에서 가~마 5개 등급 중 문제의 공단에 `나` 등급을 줬다.

앞서 행자부는 2009년 우수, 보통, 미흡 등 3단계로 분류되는 공단 경영평가에서도 최고 성적인 `우수` 평가결과를 내렸다.

공단 임직원들이 평가 결과에 따라 최근 2년 동안 지급 받은 성과급은 모두 6억6천500만원. 엉터리 경영임에도 이 돈으로 이사장은 800만원~1천여만원씩 지급받았고 직원들은 성적에 따라 각각 500만원에서 300여만원씩 매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공개채용이나 특별채용은 물론 적자경영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마저도 이사장의 막강한 권한 속에 합법적으로 지급하는 그들만의 `돈잔치`를 누린 것이라는 세찬 비난이 일고 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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