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친인척 3명 포함 2년동안 채용 42명 중 17명 특채<br> 계약직서 1년만에 정직원 전환도… 이사장 “관여 안했다”
안동시 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이 시민들에게 퇴직 공무원들의 `나눠 먹기식 자리`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데다 유력인사와 친인척 특채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7년 1월 공단이 처음 출범할 당시 38명이던 안동시 시설관리공단 직원은 관리할 시설물 증가로 현재 기간제 직원을 제외한 정규 직원만도 111명으로, 당초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안동시 관계자는 “직원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시설관리공단의 인사권자가 개입할 수 있는 공간 또한 넓어진 것이 오늘 사태를 초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42명의 직원을 채용했는데 이 중 17명이나 특채된 것이 인사 특혜 폭이 컸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안동시와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2010년 7월 6일 안동청소년수련관 계약직 직원 모집과정에서 공단 이사장의 동생 부인 A씨가 채용됐다. 서류와 면접이 채용 절차의 전부였고 면접위원 대부분 시설관리공단의 내부인사였던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된 A씨는 불과 1년여만인 2011년 하반기 정년이 보장되는 업무직으로 전환됐으며 그 혜택으로 현재는 공단 산하 모 기관에 근무하고 있다.
안동시 시설관리공단은 2010년 7월1일 안동시 영상미디어센터에 공단 이사장 자녀 채용 문제<본지 2010년 9월13일자 4면 보도>로 거센 비난을 사기도 했다.
당시 공단 측은 규정과 절차에 의해 바르게 채용됐고, 해당부서가 자녀의 과거 직업보다 열악한 조건으로 연말까지만 기간제로 근무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었으나 당사자는 1년 만인 지난해 7월1일자로 슬그머니 정규 직원으로 전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적으로 기간제일 뿐이지 사실상 정규 직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전에 절차를 세탁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15일에는 이사장의 친동생 이모(45)씨를 주차 검침과에 기간제 근로자로 특별 채용하기도 했다. 이사장은 이 부분에도 적극 개입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올해 2월 안동시 모 주차장에 근무하던 이 씨가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 전환대상자에서 제외된 후 최근 공단 산하 안동체육관 볼링장 주차요원 3명 가운데 1명이 전환 대상에 포함되자 이사장이 관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채용할 것을 독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특혜 채용과 관련,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시설공단 관계자는 28일 “여러 잡음을 고려해 이 씨가 스스로 그만둘 것이라는 의사 표시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승한 안동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전 안동시청 국장)은 “친인척을 채용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조직 안팎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나의 덕이 부족한 탓인 만큼 안고 가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의회 등에서 지자체의 인사권 견제 기능이 미약해 이같은 특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