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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자녀사랑이 위험한 등굣길 만든다

등록일 2012-03-21 21:52 게재일 2012-03-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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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목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 교수

요즘 초등학교 등굣길을 가본적이 있는가? 학교 교문 앞은 늘 복잡하다. 왜냐하면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를 승용차에 태워 등교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씩 위험한 모습도 보인다. 몇몇 학교 앞에는 녹색어머니회를 조직해서 매일 아침 교통지도를 하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어린이가 동시에 등교하기 때문에 교문 앞은 항상 장사진을 이룬다. 행여나 비라도 오는 날이면 더욱 복잡해진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주변에 어린이 보호구역이 생겨, 주·정차가 금지됐다. 이처럼 복잡한 도로에서 주·정차하는 차량에 의해서 교통사고의 위험이 커지지만,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것조차 무색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모마다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자식을 사랑하는데 누가 더하고 덜하겠는가.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것이다. 어떻게 똑같이 자식을 키우면서 남의 자식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내 자식만을 편하게 하려고 할 수가 있나. 자녀 교육에 정말로 관심이 있고, 지각있는 학부모라면 차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옛 선현들 말씀에 자식을 맹목적으로 무작정 사랑하는 것은 마치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격이라고 했다. 요즘 우리 주변은 부모들 사이에서 자식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억제하지 못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나친 사랑 표현을 하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지금 초등학교 대부분의 어린이들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자녀들에게 `나`가 아닌 `우리`를 가르치고 남을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의와 정직을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본질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교육실천의 시작은, 학교 등굣길에 내 자식만을 위해서 승용차로 다른 어린이들을 밀치고 위험에 빠트리면서까지 등교를 시키는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다.

세상이 복잡하고 어려워진 것을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지만, 작은 일이라도 내가 실천할 때 큰 일도 이뤄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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