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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위반도 중독된다

등록일 2012-02-28 22:03 게재일 2012-02-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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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영식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 차장
해마다 연초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 대부분이 담배를 끊고자 결심을 한다. 그러다가 이들은 며칠 가지 못해 또다시 피우고 무슨 계기가 있으면 다시 또 금연계획을 짜게 된다. 어느 흥미 있는 조사결과에 의하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평생을 피우는 동안 300번 이상 금연 결심을 한다고 조사됐다.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호기심에 한두 번 피우다 보니, 끊기 힘들어서 피운다는 것처럼 교통법규 위반도 처음 한 두번 위반이 어려운 것이다. 면허증을 따고 초보운전 시절엔 운전대도 두 손으로 꽉 잡고 전방에 시선을 고정한다. 뿐만아니라 오로지 내가 갈 차로를 고집하는 자세로 운전한다. 그러다가 하루하루 경력이 쌓여 가면서 점점 운전자세가 달라진다. 급기야 한 손엔 휴대전화, 입에는 담배를 물고 운전을 한다. 신호는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점차 법규 위반에 중독돼 가는 것이 경력이 쌓여가는 운전자의 행태이다. 법규 위반자를 단속하는 현장에 나가 본 적이 있다. 경찰의 스티커 발부에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예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가장 많이 나오는 반응은 `이 정도는 봐줄 수도 있지 않으냐`는 것. 나는 이 정도 위반은 지금까지 수차례 반복해 왔지만 아직 큰 사고 없이 운전을 잘 해왔다는 것이다. 혹은 교통의 흐름을 위해 적절히 법규를 위반해 줘야 한다는 운전자도 있다. 경찰의 임무는 교통소통에 있는데 이런 것까지 단속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오히려 훈계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에게는 사소한 위반일지는 모른다. 아직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니깐. 하지만 보행자나 법규를 제대로 지키고 운전하는 운전자에게는 심각한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교통법규 위반을 중독처럼 행하면서, 끊어야겠다는 자각증상도 없이 교통사고의 위험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안전불감증이 지속되면 결국 교통사고는 발생하게 된다. 어느덧 올해도 2월 중순이 되고 있다. 이제와서 이것만은 버리고 가자든가, 이것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열거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운전자들에게 한 가지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신독(愼獨)`이다. 이는 스스로 행동을 삼가한다란 뜻이다. 운전자 여러분 혼자 운전하는 차 안에서도 옆자리에 누군가 타고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이러한 `신독(愼獨)`에 힘쓴다면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훨씬 살기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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