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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제자들이 말하는 세상사는 이치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02-24 22:02 게재일 2012-02-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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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 한겨레출판 펴냄, 이남곡 지음
이남곡씨의 신간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한겨레출판)은 공자와 그 제자들이 세상사는 이치, 교육, 정치, 경제, 처세,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이야기들을 묶었다.

책은 논어 전문을 크게 열 가지 범주(탐구, 처세, 정치, 중도, 군자, 품성, 조직, 경제, 인생, 깨달음)로 분류하고, 10장을 다시 세부 주제별로 엮었다.

`논어`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몇 가지 메시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여러 사람이 미워해도, 좋아해도 반드시 살핀다

공자는 사람을 평가할 때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러 사람이 미워하여도 반드시 살피며, 여러 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즉 사람을 평가하는 데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진리를 일깨우고 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은 틀렸다”라고 비난해도 `정말 그런가?` 하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을 공자는 `필찰必察`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필찰은 뭔가 흠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과 아집으로 잘못 판단하기 쉬운 것을 돌이켜보게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뿐만 아니라, 자신을 살펴볼 때도 중요하다.

② 바른 정치의 요체인 인사(人事)가 바로 인(仁)이다

아무리 제도를 잘 갖춰 놓아도 그것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 가지 왜곡된 형태로 변질되기 쉽다.

지금의 실정을 보면 제도에 비해 사람의 의식이 뒤처지는 불균형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물론 제도도 계속 발전시켜 가야 하겠지만, 이 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이 이상 정치 실현의 중심 과제라 하겠다.

이런 이유로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숙제는 의식의 진보이고, 이때 진보 의식이란 공자가 말한 덕을 가리킨다. 덕으로써 정치를 한다면 주변의 흐름이 덕을 향해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것이 순리다.

③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벗하지 말라.` 이 문장을 읽다 보면 공자 같은 사상가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 말을 했을까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기가 대하기 쉬운 사람과 사귀려는 경향이 강하다.

사람을 사귈 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배우려는 자세로 사귀어야 자신의 허물을 지적 받고 그것을 고치기 쉽다. 공자는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④ 쓰이면 행하고, 안 쓰이면 간직한다

세상에 `쓰임`을 구하는 이들은 이 구절을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선거든 임용이든 취직이든 창업이든 뜻대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고, 잘 나가다가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이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령 낙선한 정치인이 `이제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또 연예인이 인기가 떨어지면 `이제 대중은 이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하고 깨달아 현실을 제대로 본다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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