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요양기관 수도관 동파로 물 공급 중단식수 지원 요청에 “인력 모자라” 핑계 눈살
소방서는 화재예방 및 진압이 주 업무지만 이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주민들의 식수 지원 요청이 있으면 다른 업무보다 먼저 지원을 해야 한다.
지난 17일 울릉도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10cm 가까이 눈이 내리고 날씨마저 영하로 떨어지면서 울릉도 유일의 노인 보금자리 노인요양보호시설인 송담실버타운이 수도관 동파로 물 공급이 중단됐다.
이 시설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28명이 입소해 있고 직원 15명 등 43명 이용하는 집단 수용시설이다. 이에 따라 울릉군 사회복지과는 울릉119안전센터에 소방차 물 공급을 요청했다.
울릉도에서 가장 지원이 시급한 시설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울릉119안전센터는 “출동인력이 모자라고 화재가 우선이다. 장비도 눈길에 운행할 수 있는 사륜구동이 아니어서 지원할 수 없다”며 지원을 거절했다.
울릉119안전센터는 총 19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어 근무인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울릉군에 발생한 화재도 4건에 불과했고 이날은 눈이 많이 내려 화재발생 가능성도 낮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겨울철에 화재가 발생하면 사륜구동차량이 아니라 출동도 못하는 무용지물의 소방차가 울릉도에 배치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전직 의용소방대 간부 출신인 김모(50)씨는 “울릉119안전센터는 화재 발생이 아니면 식수공급이 최우선”이라며 “더욱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수용하는 노인요양시설에 식수공급을 외면하는 것은 업무태만으로 묵과 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울릉군의 물 지원 요청을 거절한 후 기자들이 사실을 확인을 묻자 소방서는 이날 오후 소방차로 물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울릉119안전센터는 최근 청사앞 제설작업에서 발생한 눈을 도로에 그대로 내다버리자 제설작업을 총 관리하고 있는 울릉읍장이 다른 곳에 버릴 것 요구하는 등 기관간에 마찰을 벌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징어 축제와 우산문화제 등 행사장 주변 물청소 시 매년 지원되던 소방차 지원이 지난해부터 중단됐고 관광객 및 새봄맞이 시가지 청소에 지원되던 소방차도 협조가 되지 않아 주민 불만이 높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