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안동 등지서 납치흉기로 위협 금품 강탈
택시 운전기사 강미선(49·여·가명)씨는 불과 하루전인 지난 15일 승객을 가장한 20대 강도들에 납치된 6시간여 공포의 시간들을 떠올리며 진저리쳤다.
빼앗긴 금품도 금품이지만 여관에 납치당한 채 이같은 소름 돋는 대화를 듣고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씨는 천신만고 끝에 탈출에 성공, 경찰에 신고했다.
청송경찰서는 16일 심야시간 장거리 승객을 가장해서 택시 강도짓을 일삼은 장모(28)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앞서 여성운전자 강씨를 납치했던 범인들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 15일 새벽 1시30분께 예천에서 택시를 타고 의성으로 향하던 이들은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 부근에서 갑자기 강도로 돌변했다. 이들은 강씨를 흉기로 위협한 후 현금 34만원과 금반지를 빼앗고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의성 한 모텔로 강씨를 납치한 후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저금통장에 입금된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안동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새벽 6시,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강씨를 위협해 인근 노래방 찾아 즐기는 여유도 부렸다.
오전 7시45분께 안동시 남문동 모 은행에서 흉기를 든 장씨가 현금을 인출하던 틈을 노려 강씨는 흉기가 없는 범인 한 사람만을 태운 채 인근 파출소에 택시를 세웠다. 그 사이 범인은 달아났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안동시 전역에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인근 경찰서와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등 범인 색출에 나섰으나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범인들은 16일 새벽 4시30분께 안동시 태화동에서 또다른 택시를 이용해 영덕 방면으로 가다 청송군 진보면 우회도로에서 택시기사를 흉기로 위협, 현금 15만원을 강취했다. 이들에게 심하게 반항한 김씨는 곧바로 신고, 이날 오전 6시50분께 출동한 경찰에 모두 체포되면서 일단락됐다.
안동/권광순·청송/김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