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모텔 감금` 숟가락 달궈 지지고 물고문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2-02-17 22:09 게재일 2012-02-17 4면
스크랩버튼
대구 남녀중고생 7명, 여중생 학대
두달전 대구 수성구 모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남녀 중고등학생 7명으로부터 모텔과 노래방 등지에서 4일 동안이나 감금돼 악랄한 고문과 폭행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중학교 박모(15)양은 지난해 12월9일 인터넷 채팅으로 문모(16)양 등 친구 3명을 서구 평리동에서 만났다.

내당동의 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친구의 여자선배 2명과 남자친구 2명이 합류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사소한 말다툼 끝 노래방 등서 무차별 폭행

머리카락까지 잘린채 4일간 시달리다 탈출

여자선배와 박양이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면서 이들은 박양을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다. 폭행은 도를 넘어 라이터로 달군 숟가락으로 팔 3군데, 가슴 1군데 등을 마구 지지는 고문을 가했다. 또 술에 담뱃가루를 넣어 강제로 마시게 하고, 토하면 다시 마시게 하는 등 계속 고문하고 나중에는 머리카락도 스포츠 머리형태로 짧게 잘랐다. 이어 길거리에서 박양을 감싸안은채 데리고 다니다가, 노래방까지 끌고가서 폭력을 휘둘렀다. 4일간 폭행을 당한 박양은 13일 오전 8시30분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알몸으로 빠져나와 주변에 있는 승용차 안으로 뛰어들었고, 승용차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3일 이들을 긴급 체포했고 15일 문모양 등 5명을 구속하고 1명은 불구속, 달아난 또 다른 1명은 기소중지했다. 가해자들은 박양과 같은 학교는 아니고 당시 달서구, 북구의 중학교나 고교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박양은 3도화상과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고 가슴부위에는 자가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 박양은 심한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의 학교 담임교사는 “박양은 평소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으나, 수업은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실은 교육청에 보고조차 되지 않아 우동기 교육감은 이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아, 관리감독 관청으로서 허점을 드러내 학부모들로부터 빈축을 사고있다.

박양의 학교 교장은 “경찰이 수사중이고 피해 학부모가 알리지 말 것을 요구해,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문제가 되고, 교육청이 노력하고 있는 이 때 이런일이 터져 할 말이 없다. 그저 참담할 뿐이다. 자체조사를 거쳐 잘못된 점을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