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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너무 억울… 죗값 치러야”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2-02-14 21:48 게재일 2012-02-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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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자살 중학생 어머니, 법정에서 엄한 처벌 진술가해학생 “죄송하고 미안하다”… 검찰 징역형 구형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지만 변호사의 변론 내용은 한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범죄 행위를 호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같은반 친구의 괴롭힘에 견디다 못해 투신 자살한 대구의 중학생 권 모군의 어머니가 13일 가해자에 대한 구형 공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오면서 한 말이다.

13일 대구지법 제3형사단독 양지정 판사 심리로 열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사건 재판에서 검찰은 가해자인 서모(14)군에 대해서는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우모(14)군은 징역 장기 3년6월에 단기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들이 어리고 초범이지만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상습 폭력으로 피해자가 자살까지 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며 “엄벌을 원하는 피해자 유족 및 시민들의 진정과 비슷한 사건의 재발방지, 피고인들이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권군의 어머니 임모씨는 법정 진술을 통해 “교사로서 학교 폭력을 수없이 봤지만 착하게 살아온 우리 아이에게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면서 “편안하고 안락해야 할 집을 피고인들이 지옥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려해도 우리 아이가 너무 억울해 할 것 같다. 피고인들은 잘못한 만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서·우군은 지난번 공판때처럼 쑥색 수의차림에다 약간 야위고 초췌한 모습으로 공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있었고 피해자 권군의 어머니가 진술할때는 얼굴 전체가 붉어지며 더욱 고개를 숙였다.

최후 진술에서 서군은 “권군과 부모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밝혔고 우군도 “권군에게 미안하고 부모님에게 불효를 저질러 죄송하다”며 더 이상의 진술을 하지 못했다.

이어 서군 변호사는 “서군의 범죄 동기가 인터넷 게임의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만약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서군의 학교폭력은 없었을 것”이라며 “또 서군은 학교폭력의 대명사인`일진`이나 `학교 짱`이 아닌 평범한 학생이기에 사회복귀를 위한 재판부의 냉정한 판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법정에 참여한 한 정신과 의사는 “두 피고인은 어린 청소년으로 나중에 사회에 복귀해 인격적인 측면에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현재 심신미약자에게 실시하고 있는 `치료감호제`의 확대나 미국에서 시행중인 `치료명령제`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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