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은 영재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학영재, 수학영재, 영어영재 등의 예를 언급하면서 그에 대한 조기 교육이 집중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여러 거창한 이유가 있겠지만 더 현실적인 이유는 명문대학과 취직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함일 것이다.
“자동차 바퀴(타이어)와 공,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이 뭘까?” 보통 아이들은 “둘 다 동그란 모양이에요” 또는 “굴러가요” 라고 대답하기 마련이고 물론 정답이다. 그런데, 많은 책을 읽으면서 학습한 아이는 금방 여기에 몇 마디 더 붙인다. “또 둘 다 공기가 들어가 있어서 물 위에 놓으면 뜨잖아요. 그리고 둘 다 고무로 만들어요.” 언어적으로 우수한 아이들이 많지만 앞서 언급한 아이의 경우는 언어 추론 능력과 외국어 습득 능력이 특히 뛰어난 아이였다. 언어 능력은 지능 검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면서 해야 할 사회 활동과 학문적 활동에서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또한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얼마나 공부를 잘하고 성취할 수 있을까를 예측하는 데에도 언어 능력 지수는 필수적이다. 영어 영재와 같이 언어 추론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덩달아 수학과 과학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이곤 한다.
이러한 언어 능력은 다른 분야 즉 수학, 과학, 음악 등과 같은 분야보다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크게 향상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크게 말하기, 읽기, 외국어 습득, 창작, 언어 추론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최근 가장 많이 시행되는 `읽기` 훈련에 대해서 언급하겠다. 영재들은 보통 아주 일찍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고 또 많은 책을 쉽게 읽는다. 어린데도 어려운 문학 책을 읽는다든가, 높은 수준의 과학서적을 읽는 것이다. 책 읽기가 가장 흔하고 어린이들이 가장 즐기는 방법이지만,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언어적 능력을 키워주려면 적어도 다음 두 가지는 만족되어야 한다.
먼저 수준에 맞는 책인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도 높은 수준의 책을 읽고 좋아한다면 거기에 맞춰주어서 책을 공급해야 한다. 흔히 제시하는 나이별 권장 독서보다는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선별해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수준에 맞는 책과 함께 `조금 더` 어려운 책을 빌려다가 읽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수준에 맞는 것만 고집하다가는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무르게 되고 너무 어려운 책을 갖다 주면 흥미를 잃게 된다. 조금만 더 어려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지혜이다.
두 번째로 `분석하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책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요약하는 것은 `분석하는 독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목과 그림을 보고 “어떤 내용의 책일까” 추측하게 하고 책을 중간까지 보게 하고 결말을 예측하게 해보는 것은 분석 독서의 좋은 연습이 된다.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다른 하이라이트나 결말을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또 한 주제에 대해 다른 시각을 지닌 글을 여러 개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주장이 각자 시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어느 쪽이 더 옳고 그런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어린이는 지식을 꽉꽉 채워야 하는 그릇이 아니다. 깊게,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접하게 해야 한다. 책을 하나 읽더라도 지식을 익히고 외우고 답습하기 위해 읽는 것과 깊게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 읽는 것에는 차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