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포항지역 읍면동에 따르면 가족관계등록부 발급 시스템 오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발생해 업무마감 시간까지 계속됐다. 이날 주민센터마다 시스템이 작동되다 안되다를 반복했으며 아예 장시간 중단된 곳도 많았다.
포항에서는 오후 3시 기준으로 남구청 11개 읍면동 가운데 장기면을 제외한 10곳에서 시스템 운영이 차질을 빚었다.
제철동주민센터 관계자는 “평소 늦어야 5~10분이면 발급할 수 있는 가족관계등록부가 관련 사이트 마비로 오늘은 20분 이상 소요됐다”며 “민원인들에게 발급이 어렵다는 안내를 했지만 시간이 빠듯한 민원인들은 되돌아 갔다”고 말했다.
특히 연말정산 서류 제출 시기와 맞물리면서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 받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던 민원인들은 현장에서 장시간 기다리거나 되돌아가야 했다.
오전 11시 포항 중앙동주민센터를 찾은 정모(51)씨는 “회사에 제출할 연말정산 서류가 오늘까지라 업무 중 짬을 내 주민센터를 방문했는데 발급을 받을 수 없어 황당했다”면서 “원인도 모르고 언제 복구될지도 모른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구청은 업무마감 시간까지 정확한 장애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다만 가족관계등록부 시스템이 감독기관인 대법원 전산망과 맞물려 운영돼 대법원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화제를 낳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고 사법부에 반감을 품은 누군가가 대법원 서버에 트래픽이 폭주하도록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좀비PC 역할을 한 컴퓨터가 많지 않고 피해 규모도 크지 않은 점에 비춰 고의적인 공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민원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USB메모리 등을 사용하면서 일부 컴퓨터가 감염돼 발생한 우연한 사고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대법원은 각급 관공서의 민원인 컴퓨터 화면에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백신을 설치해 바이러스 검사를 하라고 당부하는 내용을 게재했다.
한편, 이날 오후 4~5시까지 1시간여 동안 전국의 우리은행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현금인출기(ATM) 등의 일부 서비스에 접속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우리은행 측은 연휴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가 부과세와 대학등록금 납부 등 한꺼번에 업무가 몰려 시스템 과부하로 문제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최승희·김영태·윤경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