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가로챈 7명 구속 16명 입건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중국에 있는 전화금융사기단과 공모해 `자녀가 납치됐다`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등의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모두 14억여원을 속여 빼앗은 혐의(사기)로 곽모(31)씨 등 7명을 구속하고 1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전화금융사기단 총책으로 폭력조직 대신동파 추종세력인 방모(36)씨 등 중국에 있는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에 적발된 전화금융사기단에는 방씨를 포함해 대신동파와 동구연합파 폭력조직 추종세력 폭력배 5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이들 조직간의 연결고리 부분도 수사 중이다.
곽씨 등은 지난해 4월 초순부터 10월31일까지 김모(52·여)씨 등 피해자들에게 자녀가 납치됐다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내용의 전화를 해 겁을 주고 나서 모두 47명으로부터 14억여원을 일명 `대포통장`으로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대포통장을 만들기 위해 대구와 경산 등지에 사무실을 임대한 뒤 `햇살론` 대출을 알선해 준다며 112만여명의 불특정 다수에게 허위 광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급전이 필요해 연락해 온 200여명의 이름으로 예금통장을 만들도록 해 이를 넘겨받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허위광고에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중국에 있는 사기단이 지난해 7월26일 발생한 SK컴즈 해킹으로 유출된 개인정보 3천500만건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넘겨받아 이를 활용해 무작위로 대량 발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주범인 국내총책 곽씨는 편취금액의 1%인 약 3천여만원을 범죄 수익금을 챙겼다고 진술해 이들 조직의 총 범행 규모는 최소 30억원을 넘는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 사기단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총책과 관리책, 현금인출책, 통장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고 한달에 한번씩 사무실을 옮겼으며 범행에 사용하는 대포폰도 주간 단위로 바꾸면서 대포 차량으로 이동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신동연 광역수사대장은 “이번에 검거된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조직폭력배가 가담돼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이 점차 교묘해지고 신종 수법이 나오는 만큼 조폭들의 범행도 계속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