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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개들의 왕`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01-13 20:08 게재일 2012-01-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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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비밀 찾아가는 세 소년의 모험이야기

거푸집처럼 일정한 틀이 고착화되고 있는 우리 청소년문학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줄 제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검은개들의 왕`(문학동네어린이)이 출간됐다.

`검은개들의 왕`은 세 소년의 모험을 통해 숨은 성장의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엄마의 죽음과 아버지의 부재로 삼촌 집에 의탁된 나. 나는 언젠가부터 두 개의 달, 즉 달의 환영을 목격하는 인물이다. 엄마가 무허가 춤 교습소를 한다는 이유로 `춤쟁이 아들`이 된 동치. 동치는 엄마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소문난 싸움꾼이 되어 버린다. 또 하나의 문제적 인물 홍두. 홍두는 하루에 똥을 세 번 누고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영험한 가스를 분출하는 `똥쟁이`다.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홍두는 선천적 소아마비로 세 손가락이 짜부라져 있다. 자신의 손가락 치료를 위해 예수님, 부처님, 성모님을 찾아다니는데도 그분들에게서 응답이 없자, 마침내 귀신에게로 눈을 돌리고 귀신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다.

세 소년의 공통점은 현실에서 모성의 결핍을 안고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풍요로운 상상력으로 결핍을 채우며 망설임 없이 모험 속으로 달려 나간다. 그런 소년들에게는 포악한 검은개조차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개성 넘치는 인물 표현과 그로테스크한 장면 묘사는 이 소설의 가장 큰 강점이다. 금속 이빨을 번쩍이며 경찰복을 입고 애국가를 부르며 다니는 정신이상자 금속경찰, 색색의 천조각을 담은 보따리를 보물처럼 여기는 미친 할머니 등 생생한 인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마윤제 지음, 276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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