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협박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김씨측이 최근 `2월22일까지 안전가료를 요한다`는 내용의 서울대병원이 발급한 진단서를 보내왔다”고 10일 밝혔다.
하지만 대구 경찰은 그동안 김씨에게 출석을 요구한 적이 없는데도 출석불가 사유 진단서를 보낸 것은 수사대상인 김씨가 미리 소환에 대비해 자진해서 진단서를 보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8일 대구 경찰이 김씨를 해결사 노릇을 한 혐의로 수사중이라고 밝힌 뒤 한달 이상이 지나도록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으면서 지역 기업인에게 청부 협박을 한 김씨에게 자신의 혐의를 해명할 시간만 벌어주는 등 강력한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지역의 한 중견기업 이사 김모(48)씨로부터 `투자한 업체가 어려워져 돈을 못 받게 됐다. 사업 투자금 25억원을 되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또다른 기업 대표인 한모(57)씨를 찾아가거나 호텔 객실 등으로 불러내 투자금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수차례에 걸쳐 협박한 혐의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과정에 조직원으로 보이는 남자 3~5명과 동행했던 점을 주목하고 그동안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해왔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김씨와 동행했던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진단서 내용을 감안, 김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지난 2006년 영화배우 권상우씨에게 일본 팬 사인회를 강요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또다시 세인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