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대질 신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해 학생인 서모(14)군과 이모(14)군은 권군이 남긴 유서내용 대부분을 시인했으며 이들이 삭제했던 문자 메시지를 모두 복원한 결과를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또 권군의 엉덩이와 허벅지 등 신체 곳곳에서 발견되는 가해학생들의 폭행 흔적 중 일부 멍 자국은 피멍이나 일반적인 푸른색이 아니라 노란색으로 변한 상태여서 상당히 오래전부터 생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라디오 전깃줄을 권군의 목에 걸고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먹게한 부분에 대해서도 서군과 이군이 서로 자신이 한 행동이 아니라는 상반된 진술을 해 경찰은 이들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진실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이들 학생은 권군이 남긴 유서에서 팔에 불을 붙이고 흉기를 갖다대는 등의 모습은 거의 일진이나 폭력조직과 다름없었지만 경찰의 대질 신문에 나온 2명의 학생은 일반 가정에다 중위권 성적은 유지한 아주 평범한 외모를 지녔다.
하지만 이들은 권군을 폭행할 때 목검과 단소, 격투기용 글러브 등을 이용했고 메이플이라는 인터넷 게임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권군에게 새벽3시까지 게임을 하도록 하면서 잠도 편히 잘 수 없도록 지시했다.
이들 학생은 자신들은 잠을 자면서도 인터넷 게임의 레벨 수준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곱하기 3~5배로 폭행을 하겠다는 문자를 남겨 권군이 잠까지 잘 수 없도록 협박한 사실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여기에다 자신들이 입고 싶은 옷의 명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고 어머니에게 졸라 반드시 백화점에서 살 것과 함께 `그리고 산 옷 내가 말하기 전까지 입지마라`라고 말한 사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으며 자신들의 요구에 맞지 않으면 `죽을래`나 `때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수시로 발송했다.
또 이들은 권군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혹시 발견된 것을 우려해 문자 발송 후에는 `보고 삭제하라`거나 `전체 비번(비밀번호)을 걸어라`고 주문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특히 경찰은 이들 두학생의 휴대폰과 컴퓨터를 통해 삭제된 문자와 대화 내용 등 대부분을 복원해 증거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며 권군의 아파트 1층 출입문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해, 두 학생이 얼마나 자주 방문했는지를 분석해 다시 신문을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거친 뒤 두 가해 학생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