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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삶, 따뜻한 유머로 그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2-22 20:21 게재일 2011-12-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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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동안` 문학과지성사 펴냄, 윤성희 지음, 312쪽, 1만1천원

자신만의 독창적인 소설 세계를 구축해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더욱 탄탄하게 형성해온 작가 윤성희의 신작 소설집`웃는 동안`(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올해 펴낸 첫 장편소설`구경꾼들`에서 그간 단편에서 보여줬던 소설 세계를 훌륭하게 확장해 선보인 바 있는 작가이기에 장편 이후 찾아올 소설집에 대한 기대 역시 컸다. 소설집으로는 2007년 펴낸`감기` 이후 4년 만이어서 그 반가움이 더한 이번 소설집에는 올해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부메랑`을 비롯해 총 10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세부적인 전후 상황 설명을 배제하고 철저한 단문 위주의 글쓰기를 고수하는 윤성희의 소설은 짧은 이야기소들을 풍성하게 활용하면서 상처받고 빈곤한 이들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유머로 그려내어 특유의 힘을 발휘한다. 그 안에는 우연한 불행이 늘 농담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하여, 우연이 만들어낸 희극적 상황 앞에서 울어야 하는데 웃거나 웃어야 하는데 눈물이 나는 독특한 경험을 하며, 독자들은 종종 인간의 삶이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혹독하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어쩌면 잔인해 보일 정도로 혹독한 이 우연성을 불가피하게 수용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일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한다.

현재만을 보며 살아가는 지금의 `웃는 동안`과 내 손에서 빠져나간 부메랑이 다시 돌아와 거짓으로 포장된 자서전을 처음부터 고치게 하는 그 순간까지, 삶의 시간을 폭넓게 아우르는 깊이를 윤성희의 네 번째 소설집 `웃는 동안`에서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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