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 훌륭한 집안, 멋진 이성친구 등 남 부러워할 만한 이유들 하나 갖지 못해 보이는 자신이 초라해 보인다면, 취업이나 승진 등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 친구들 옆에서 주눅 들어 있다면, 어쨌든 뭐든 되겠지 같은 막연한 기대에 자신이 지쳐가고 있다고 느낀다면, 어쩌면 그것이 내 안으로 움츠러들고 있는 자신감 때문이라는 생각, 해본 적 있는가?
베스트셀러 `하악하악``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아불류 시불류`를 탄생시킨 이외수(65) 작가와 정태련 화백이 이번에는 `인생 정면 대결법`이라는 부제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신작 에세이`절대강자`(해냄 펴냄)를 출간했다.
70만 부 판매를 기록한`하악하악`을 포함, 에세이로만 통산 110만 이상의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두 작가의 네 번째 책으로, 세상에 대한 예리한 시각이 돋보이는 이외수 작가의 글 149편과,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해 온 우리 유물들의 혼을 담아낸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 37점이 담겨 있다. 이와 더불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글과 그림의 장중한 무게감을 완화시키는 박경진 작가의 깜찍한 아이콘은 위트와 유머를 선사하며, 책의 말미에 수록된 문화재평론가 김대환의 유물해설은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30년 가까이 지기(知己)로 인연을 맺어온 두 작가들의 마음 속을 관통하는 것은 누가 뭐라든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대는 절대강자”라는 사실이다. 수천 년을 버티어내며 세상 풍파와 싸워온 유물들이 그 자체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듯, 우리들 모두는 스러지지 않는 정신력을 품어내고 있는 바로 이 순간 `절대강자`인 것이다.
1장 `뇌에서 마음까지의 거리가 가장 멀다`, 2장 `육안과 뇌안을 감고 심안과 영안을 떠라`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과 경계를 담고, 3장`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합시다, 4장`마른 가슴에 물 주기, 5장 `손금 속으로 강이 흐르리`에서는 삶에서 놓치고 있는 감성을 북돋워주는 글로 채워져 있다. 이어 6장`배만 채우지 말고 뇌도 채웁시다`, 7장 `엉덩이로 버티기`, 8장 `먼 길을 가려거든 발이 편한 신발부터 장만하라`에서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사랑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마지막으로, 살아온 날들에 대한 고백과 살아갈 시간들에 대한 다짐은 9장 `머리 닿는 부분이 하늘이고 발 닿는 부분이 땅입니다`와 10장 `마음에서 마음으로`로 이어지며 `꽃 피는 그날까지` 그대 살아 있으라고, 버티어내라고 당부한다.
/윤희정기자
해냄 펴냄, 이외수 지음, 정태련 화백 그림, 268쪽, 1만3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