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설은 범죄 스릴러, 유머집, 역사 패러디의 속성을 혼합적으로 갖고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작품의 중심 소재는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다. 유머는 그러나 이 작품에서 단순한 소재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유머는 이 작품의 배경이자 화두인 동시에 작품의 결을 만드는 화법이며 형식 그 자체다. 작품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농담을 지향하듯 발랄하고 유쾌하게 달려간다.
작가의 상상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수없이 접하는 우스갯소리들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편씩 절묘한 유머와 조크를 접한다. 더없이 완벽한 구성을 갖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작가는 없다. 혹시 누군가, 또는 어떤 조직이 그런 조크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비밀리에 퍼뜨리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이고 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질문들은 `인간은 왜 웃는가?`라는 하나의 근원적 질문에 맞닿아 있고, 이 근원적 질문에 대한 문학적 탐구가 바로 이 작품이다.
/윤희정기자
`웃음` 열린책들 펴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440·464쪽, 각권 1만1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