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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어렵다고요? 마음이 通하면 쉬워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1-23 20:45 게재일 2011-11-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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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전심` 문학동네 펴냄, 정끝별 지음, 260쪽, 1만6천원

시를 어려워하고 시를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여기 한 사람이 나섰다. 시를 읽고, 시를 쓰고, 시를 가르치며 사는, 시인임과 동시에 명지대 국문과 교수인 정끝별, 그가 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이 서로 통한다는 의미의 `이심전심`에서 제목을 딴 이번 책 `시심전심(문학동네 펴냄)`은 입시를 앞둔 중고등학생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시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 마땅한 책이기도 하다. 시를 어려워하고 시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비단 청소년들만은 아닐 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소년문학문화잡지 계간`풋`에서 인기리에 연재됐던 원고를 전면적으로 수정, 보완하여 내용을 보다 탄탄하게 구성한데다 감각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게 편집 방식에도 묘미를 둔 새로운 방식의 시 읽기 참고서다.

이 책은 시를 읽는 능력, 시를 감상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어 하나하나를 꿈꿀 수 있는 섬세한 감각과 열린 상상력, 그것들을 엮어 한 편의 시로 종합해낼 수 있는 논리적인 사유야말로 시를 읽는 데 필수적인 능력임에 틀림없음으로 이를 키워주고자 시 한 편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본격적인 시 읽기의 해부 과정을 거쳤다.

이 책은 총 5부로 나누어 시인 마흔 명의 시 마흔 편을 다루고 있다.

김소월 시인에서부터 가장 젊은 장석남 시인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 시사를 총망라해 국어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시인들을 텍스트로 삼은 것이다. 또한 시의 경우에는 교과서에 자주 실렸을뿐더러 그동안 잘못 읽어왔거나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이 많은 시들, 그러니까 해석의 여지가 많은 시들을 골랐다. 사실, 우리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려운 시를 나름의 감각과 논리로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이 쌓였을 때, 쉽고 좋은 시의 매력은 보너스처럼 거저 찾아오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그간 쉽게 접했던 시 해설서 그 이상을 넘어선다.

시를 말하는 방식은 둘씩 짝을 지어 `수능(언어) 지문의 세트 형식`으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사랑`을 주제로 한 1부에서 김소월의`진달래꽃`과 이성복의`꽃피는 시절`을, `청춘`을 주제로 한 5부에서 이상화의`나의 침실로`와 박두진의 `청산도`를 나란히 놓고 비교 분석 하는 식으로 말이다. 요즘 대입 수학능력시험은 두 편 이상의 시를 제시한 후 그 시들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시를 감상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에 표현 능력까지 묻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매 편의 말미에 “그리고 여기”를 덧붙인 까닭은 제시된 시를 꼼꼼하게 촘촘하게 해석해보는 일로 말미암아, 제시된 시 이외의 시들을 자발적으로 찾아 읽게 이끌어 보다 심화된 학습 능력을 유도해보기 위해서였다.

이 책에 있어 `읽는 책`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보는 책`의 기능이 추가된다면 머릿속에 시 한 편을 `그림`처럼 정리하게 할 수 있을 터, 하단 부분을 메모패드로 구성했다. 그래서 시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한 필자의 각주는 기호 대신 선을 활용해 해당 부분 본문과 연계, 한층 보기 쉽게 했다. 어려운 시어들은 표준국어대사전으로부터 뜻을 풀어놓았고, 헷갈리기 쉬운 한자들은 음과 뜻을 정리해 본문 속 문장들을 읽어나가면서 숙지하도록 정리했다. 또한 해설에 사용된 어려운 용어들의 사전적 뜻을 편집자주로 달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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