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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농가 340만원 금품 털려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1-11-21 20:02 게재일 2011-11-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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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에서 점검하러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대낮에 도둑 맞은 탓에 어머니께서 충격이 크신 것 같습니다”

최근 도둑이 들어 수 백만원 어치의 귀중품을 잃어 버린 남은수(54·여) 씨는 두 가지 걱정이 앞선다. 하나는 애지중지 보관해 놓은 결혼패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이 때문에 아흔을 앞둔 시어머니의 건강이 염려스럽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후 평소 밝고 명랑하시던 시어머니(89)의 말수가 줄어들면서 의기소침해지자 행여나 건강이 나빠지지는 않으실까 전 씨는 더욱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연로한 농촌 어르신을 상대로 한전 등 기관을 사칭해 귀금속을 노리는 절도범들이 농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 20여 농가가 모여 사는 서원마을의 한 농가에서 현금 등 귀금속이 몽땅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전에서 점검 차 나왔다는 한 남성이 연로한 어르신을 안심시킨 후 집을 뒤져 현금 24만원을 비롯해 목걸이, 반지 등 340여만원 상당의 패물을 훔쳐 유유히 사라진 사건이다.

단순한 농촌 빈집털이가 아니었다.

이날 시어머니 김씨 어르신이 집을 보고 있었음에도 도둑은 대범하게 오후 2시10분쯤 대낮에 범행을 감행했다. 불과 10분 전 남 씨 부부가 시내에 볼일을 보러 가자마자 발생한 것이다.

며느리 남 씨는 앞서 일주일 전 어느 한 여성이 이미 수년 전 작고한 시아버지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한전에서 점검을 나온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남 씨는 패물을 잃고서야 혹시나 싶어 한전 측에 알아봤지만 그런 전화를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또 주민들 가운데 흰색 승용차를 탄 2명의 남성이 남씨네 집 주위를 수일 째 배회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장대로라면 여성1명에다 남성 2명 등 적어도 3명 이상의 도둑들이 이미 수 주전 계획을 사전 세워두고 문제의 농가를 털려고 작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주민 김명일(61)씨는 “지난해에는 이 마을 정미소가 털리더니 이제는 대범해진 도둑들이 범행대상이 비교적 쉬운 연로한 어르신들만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 같다” 며 혀끝을 찼다.

앞서 지난 10월 중순쯤 안동시 운안동, 법상동 일대 주택에서 귀금속을 전문적으로 훔쳐가는 절도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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