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교 교사가 사설 입시학원에 시험CD를 유출한 것은 입시관리의 허점 뿐 아니라 공교육과 사교육을 구분못하는 현행 학교 교육의 문제점까지 한꺼번에 드러냈다.
교육청 감사결과 송원학원은 매 교시 시험 종료 후에 공개된 문제지를 활용해 경진대회를 치르면서, 3교시 영어 듣기평가 CD를 같은 재단 소속인 A교사로부터 오후 4시 35분경 인계 받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시험지는 시험 당일 매 교시 종료 후 공개하도록 되어 있으나, 듣기 평가 CD는 학교 게시판에 공개하기가 어려워 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학원측이 영어듣기 CD를 교사로부터 인계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지성학원은 송원학원이 고2학생을 대상으로 경진대회를 치르면서 제3교시 외국어시험을 장애인 시험(오후3시부터 5시04분)이 끝나기 전인 오후4시40분부터 치렀다고 주장, 시험지 사전 유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었다. 지성학원의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우리 학원은 외국어시험문제지가 5시5분에 공개돼, 이것을 다운받아 5시40분에야 실시할 수 있었다. 시험이 끝나기도 전에 어떻게 시험이 치러졌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CD유출 배경에 대해 수사까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지성학원측은 “이제 결과가 명백히 나온 만큼 법적인 고소나 고발조치 계획은 없다. 모든 것을 교육청에 위임한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청과 경신고측은 송원학원이 외국어시험을 치른 시간은 일반학생들이 시험을 치렀고, 맹인수험생도 듣기문제는 끝난 시점이므로 사전 유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신고 이규덕교장은 “시험문제지는 학교내에서 공개해야 하나, 교문밖 유출은 잘못됐다. 시험이 끝난 후라 담당교사가 별 생각없이 CD를 건네준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히 잘못되었으나 학원가의 싸움에 휘말린 면도 있다고 본다. 교육청의 감사결과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듣기평가 CD를 넘긴 교사와 학원에 대해 세부 감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징계 및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며 “향후 수능문제지가 사설학원에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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