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기관에 따르면 영역별 1등급 컷(등급 구분점수)은 원점수 기준으로 언어 2~7점, 수리 가 13~17점, 수리 나 3~6점, 외국어 2~6점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1등급은 언어 92~97점, 수리 가ㆍ나 92~96점, 외국어 94~96점이 되리라는 것이다.
지난해 영역별 1등급 컷(추정 원점수)은 언어 90점, 수리 가 79점, 수리 나 89~90점, 외국어 90점이었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 1% 안팎, 수리 가 1% 미만~1.2%, 수리 나 1.3~1.9% 안팎(9월 모의평가와 비슷), 외국어 1~1.5% 안팎으로 추정됐다. 작년 만점자 비율은 언어 0.06%(403명), 수리 가 0.02%(35명), 수리 나 0.56%(2천683명), 외국어 0.21%(1천383명)였다.
이에 따라 쉬운 수능으로 상위권 변별력이 없어지면서 대학의 학생선발과 고교의 진학지도에 큰 혼란이 일 전망이다. 또 해마다 되풀이 되는 변별력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높다
대구 지성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 수능이 쉬운 것으로 나와, 입시전략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정시모집에서 논술이 없는 만큼, 학생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의 한 진학지도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작년보다 동점자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며 “이 학생들이 수시모집에서 최대한 소화돼야 정시모집에서 동점자 양산에 따른 혼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비문학에서 EBS 교재에 수록된 두 개의 지문을 하나의 복합 지문으로 통합해 출제한 문항과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사용한 문항, 희곡 작품을 지문으로 사용한 문항 등이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리는 가ㆍ나형 모두 작년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만 자연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형의 경우 EBS 교재와 연계하지 않은 문제 가운데 고난도 문항이 일부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어는 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해 3문항 정도가 고난도로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전반적으로는 독해 지문이 짧고 어휘도 어렵지 않아 평이한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범교과적인 소재의 내용을 활용해 전반적인 읽기 능력을 측정하고 심화 선택 과목의 지문에서 빈도가 높은 어휘를 중심으로 출제됐다. 사회탐구 영역은 윤리, 국사, 한국 지리 등 11개 심화 선택 과목의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에 맞춰 출제됐다.
호주의 사막화, 환경세와 배출권 거래제의 효과 등 주변의 생활 사례나 언론 매체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유형의 문항이 포함됐다.
과학탐구는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과학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능력 및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물리I, 화학I, 생물I 등 8개 선택 과목의 교육과정 범위에서 출제했다.
과학계의 학문적 동향을 반영한 소재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문제 이해, 자료 분석, 결론 도출 등 6가지 행동 영역을 기준으로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했다.
직업탐구는 전문계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수험생이면 무난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문계고 선택 과목별 교과 범위에서 출제했다.
전공과 관련된 최근의 학문적 동향, 통계 자료, 신문 기사 등을 다양한 형태의 지문과 자료로 재구성해 수험생의 지식, 이해, 적용, 탐구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제2외국어는 단순한 이해보다는 실생활에서의 의사소통능력과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으로 구성된 실용적인 문항을 출제했다.
단순 암기형 문제를 지양하고 광고, 인터넷 창, 삽화 등 여러 자료를 사용한 문항을 개발했으며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 어휘, 예시문을 주요 문항 소재로 삼았다.
한문은 실용한자 및 한문의 이해와 활용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속담과 격언, 명언과 한시 등을 활용한 전통문화와 관련된 문항으로 구성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1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수능 점수는 이달 30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한편 대구.경북 지역의 결시율은 7.3%, 6.8%를 각각 기록, 지난해 7%, 6.6%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모두 13건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 내용은 휴대금지 물품을 휴대한 사례 7건, 4교시 선택과목 시험 순서를 위반한 사례 2건, 사용해서는 안 되는 필기구를 사용한 경우 등 기타 사례가 4건으로 나타났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