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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담배 왜 빼앗나” 중학생이 교감 폭행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1-11-09 21:42 게재일 2011-11-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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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 교권 침해 사건이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대구시교육청과 학교측에 따르면 대구중구의 A중학교에서 지난 1일 오전 9시쯤 B교감이 아침자습 지도를 위해 각 교실을 둘러보던 중 담배를 갖고 등교하던 C군(3학년)을 보고 담배를 압수하자, 이에 격분한 C군이 주먹과 발로 B교감의 얼굴과 배를 수차례 가격해 쓰러뜨렸다. B교감은 당시 폭행 충격으로 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은 한달여 전에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관하려는 여교사에게 욕설을 하면서 교실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학교측은 이 사건이 일어난 후 대구시교육청에 보고조차 않다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7일에야 뒤늦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쯤 수성구의 한 중학교 2학년 D학생이 수학교사에게 욕설과 함께 학교기물을 던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대구시교육청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학교측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학생의 사과를 받아내고 등교정지 10일에 사건을 마무리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권을 보호해야 할 대구시 교육청은 학생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어 교사와 학교관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대구시내 한 고교 이모(여.44)교사는 “요즘 교사들은 원만하면 학생들과 부딪치려고 하지 않는다. 교사로서의 사명감보다는 월급받고 생활하는 샐러리맨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학생이 교사를 때리는 교권침해는 학교와 교육청이 합심해 막는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권침해 등이 잇따르고 있으나 중학교는 의무대상이라 퇴학을 시킬 수도 없다. 징계중 가장 큰 등교 정지 10일이 전부다”며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뒤늦게 교사들의 반발수위가 높아지자 대구시 교육청은 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최근 발생한 중학생의 교감 폭행 사안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사안에 대하여 원칙에 따라 적극 대처해 교원과 학생의 인권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한국교총은 이와 관련, 8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교사들에 대해 학생, 학부모에 의한 폭언, 폭행 건이 2001년에 비해 2010년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권과 교육행정당국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범사회적인 교권확립 노력과 교원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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