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인자 가진 이는 검사를
뇌동맥류는 혈관벽이 풍선처럼 또는 꽈리처럼 부풀러 올라 있는 병을 의미한다.
이 꽈리를 이루는 혈관벽이 매우 얇아서 최후에는 터지게 되는 것이다. 대체로 터지기 전에는 증상이 없으나 위의 예에서 보듯이 터지기 임박해서는 꽈리가 갑자기 커지거나 살짝 피가 새어 나올 때 두통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을 바로 sentinel headache(전초병 두통)이라 하고 제대로 터지기 임박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실제로 뇌동맥류 파열로 수술 후 생존한 사람을 대상으로 인터뷰해 보니 약 70%이상에서 제대로 터지기 3주 내로 전초병 두통이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때로는 크기가 커지면서 주변 뇌조직을 압박하게 되고 눈꺼풀이 처지는 등의 신경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꽈리는 파열이 되면서 증상이 생긴다. 대체로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 맞은 듯 하다는 통증을 동반하고 출혈로 인해 뇌막이 자극을 받아 메스꺼움, 구토, 뒷목이 뻣뻣한 증상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뇌압이 상승하여 의식저하 또는 혼수상태에 빠져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병원에 도착 전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약 15%는 병원도착 전에 사망하며 28% 정도는 치료받는 도중에 사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생존자들 중에서도 약 20%정도만이 장애 없이 정상생활을 한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다.
동맥류의 발생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주로 동맥혈관이 나눠지는 분지점에 발생하고 있어 혈관벽의 결함 또는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담배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드물게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뇌동맥류의 진단은 컴퓨터 단층촬영(CT, CTA), 자기공명영상(MRI, MRA), 뇌혈관조영술(ANGIO) 장비로 검사를 실시하여 진단한다. 이중 혈관조영장비는 진단과 함께 수술에 직접 이용되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는 없고 수술을 시행해야만 한다. 수술 방법이 크게 두가지인데 개두술을 통한 뇌동맥류 클립결찰술과 혈관조영장비를 이용한 꽈리내 코일색전술이 있다. 클립결찰술은 뇌동맥류를 작은 클립으로 물어 줌으로써 꽈리로 가는 피를 차단해 뇌동맥류를 없애는 것이고, 코일색전술은 다리의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미세관을 꽈리 안으로 집어넣고 백금으로 만든 코일을 말아 넣어 꽈리를 막아 버려 더 이상 꽈리로 피가 가지 못하도록 하는 수술 방법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개두술 보다는 코일술이 머리를 열지 않으니 더 좋아 보이지만 꽈리의 위치와 모양에 따라 수술 방법을 의사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둘 다 가능하다면 수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여 결정하면 된다.
꽈리가 발견된다고 반드시 수술을 하는 것은 또한 아니다. 곧 터질 폭탄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면 불안하여 잠도 안 오겠지만 꽈리의 위치, 모양, 크기, 주변혈관과의 관계, 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한다. 즉, 그냥 두었을때 꽈리의 터질 위험과 수술의 위험성을 저울질하여 수술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 즉 터질 위험성이 낮은 경우는 정기적으로 추적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는 약 100명 이상에서 수술하지 않고 추적하고 있는 환자가 있을 정도이다. 의사와 환자의 믿음관계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꽈리의 형성이나 파열을 막을 수 있는 예방법은 안타깝게도 아직은 없으나 누구에게도 있을 수 있는 병이므로 뇌졸중의 위험인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60세이상의 고령, 비만, 심장병, 흡연자 등)를 가진 사람은 한번쯤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담배를 피는 사람은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최근 의료기술과 장비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수술 성공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병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뇌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은 발생 직후 초동 조치가 매우 중요하므로 지역에 이러한 병을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한 번 쯤은 확인 해 놓은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