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중순 한국서 열린 `미스 아시아퍼시픽 월드 대회`에 영국 대표로 참가했던 에이미 윌러튼씨가 자국 언론을 통해 주장한 것은 △대회기간 조직위 측으로부터 성 상납 요구를 받았고 △성추행 신고를 받은 경찰관을 주최측이 돈으로 무마했으며 △자신들은 하루 식사로 한끼를 제공받은 외에 숙소에는 침대가 없었다는 등이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출동해 사건을 담당했던 대구 북부경찰서 산격지구대 김모(43) 경사는 `위키트리`에 그와 정반대되는 설명을 올리며 팽팽히 맞섰다. 그는 `미인대회 성희롱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라는 글을 통해 출동 당시를 세세하게 밝히면서 “한 여성의 진술만을 보도한 영국 언론의 추측성 기사로 20년 동안 쌓아온 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과 명예가 한 순간에 실추됐다”고 억울해 했다.
특히 김경사는 “경찰관의 사건 묵살을 주장한 윌러튼이라는 여성은 신고자도 아니었고 그 여성을 본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면서 “신원 확인을 위해 주최측의 정모씨로부터 건네받은 명함이 돈으로 오해 받았는지 모르지만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김경사는“사건 현장의 CCTV 확인과 감찰조사까지 받아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자청했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그런 나의 믿음을 우리 국민들도 응원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한 (주)엘리트아시아퍼시픽그룹도 미인대회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입상하려면 성상납하라고 했다는 추문 관련 보도는 터무니없으며, `침대 없는 방에 재웠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했다.
주최측은 “대회가 진행된 13일 동안 참가자들이 식사를 거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다만 대회 리허설 때 제공한 한국식 도시락이 입에 맞지 않아 불만을 나타낸 것 아닌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침대 없는 숙소와 숙박비 미지불 주장에 대해서는 “참가자 전원이 침대가 없는 서울의 대형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했더니 그 체험 일정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다만 대구대회를 진행하면서 대구조직위 측에서 호텔 숙박비를 제때 지불치 않은 것은 대회 운영의 허점이었다”고 운영 미숙을 시인했다.
대구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은 “이번 성추행 사건에 대해 윌러튼 양의 고소 의사를 확인 후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출동경찰관이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음을 알리는 등 대구 북부경찰서장 명의로 영국 데일리메일지에 정정보도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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