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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아야 할 한글날, 그리고 바른 말 고운 말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9-29 23:31 게재일 2011-09-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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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영시인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는 6천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와 같이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있는가 하면, 중국, 아프리카의 소수민족들만 쓰는 문자 없는 언어들도 있다. 과학과 문명의 발전에 소수민족의 언어는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생성된 언어가 사라진다는 그 이면에는 소수 민족의 문화가 사라짐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그 많은 언어 중 문자로 표현 가능한 언어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202개국의 숫자에도 훨씬 못 미치는 100여개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100여개의 문자 가능 언어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말은 표음문자로 어떤 소리든 적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쉽게 배울 수 있는 우리 문자를 때깔 고운 가을 햇살 밑 잘 익은 열매처럼 윤이 나도록 빛내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바른 말 고운 말`을 일상화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아쉽다. 요즘 학생들이 사용하는 말투를 살펴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거친 욕 말투뿐만 아니라, 통신언어는 지독할 정도로 압축 난해하여 우리글을 후손들에게 제대로 이어줄지 걱정까지 하게 되니 말이다.

`졸라` `짱나` `씨발` `쩐다` 등 학생들의 입을 통해서 쉽사리 들을 수 있는 비속어는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의아할 정도다. 더욱이 문장 언어보다 구어를 많이 사용하는 학생들의 이런 말은 빨리 확산되는 전염병처럼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실정이다.

어느 시대든 청소년기의 의사표현은 당사자들의 필요성 때문에 은어, 비속어가 생성 활용되지만 학생들이 쓰는 언어를 보면 분명 새롭게 `바른 말 고운 말` 쓰기 운동의 필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올해 10월 9일은 한글날 한글 반포 565주년을 맞아하는 날이다. 각종 기관 단체에서는 한글과 관련된 행사를 그야말로 행사치레로 치를 것이다. 영어, 수학 점수 높이기에 급급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글의 소중함을 일회성 행사로 마무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도 모른다.

한글날 자체가 바쁜 일상에 끼인 또 하나의 평범한 날로 여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한글날을 법정공휴일에서 폐지한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 우리글의 소중함을 스스로 포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재지정해 온 국민이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필요가 있다.

일제강점기에도 우리글을 지키고, 우리글만 있으면 독립은 꼭 올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한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한글은 분명 경제적 생산성을 떠나 민족의 정체성을 온 국민에게 심어주는 자랑스러운 글자다. 그 한글을 보다 빛내기 위한 한 방법으로 한글을 반포한 한글날 거국적으로 대문에 태극기를 걸어두는 법정공휴일로 제지정하여야 한다.

물론 그 자체가 청소년들의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인 언어체계를 복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글의 중요성을 암암리에 청소년들에게 심어주는 계기는 지금보다 확산될 것이다.

신언서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조상들의 정신 속에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말 사용의 됨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내가 사용하는 말부터 보다 우리 것이도록 노력하는 자세에서 본보기가 되고, 우리글을 빛내는 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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