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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화와 문학 그리고 베이징 특집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9-08 21:51 게재일 2011-09-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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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예지 `아시아` 가을호, 아시아 펴냄, 384쪽, 1만3천원

계간 문예지 `아시아` (아시아 펴냄)가을호가 영미 문학과 일본 문학에 이어 국내 출판 시장에 불고 있는 중국 문학의 경향과 영향을 진단하기 위해 중국 문학 전문가들의 좌담과 중국 당대 소설가들의 단편을 실었다.

이번 호는 재일 한국인으로 도쿄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국제 정치학자 강상중 교수의 글을 특별 기고로 싣는다. 강상중 교수는 지난 3월 일본을 절망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이후 일본인들의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국가에 대한 `불신`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 현 상태의 절망과 불안을 과거 `패전`의 그것과 비교하며 원전 사고가 물리적, 정신적 피해만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조명한다.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모옌과 옌렌커와 더불어 젊은 여성 작가 츠즈젠과 주원잉의 작품을 비평과 함께 국내 독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또한 작가들의 단편과 함께 관록 있는 비평가 류짜이푸와 신진 비평가 우이친의 비평을 실어 작품과 함께 중국 문학 감상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아시아의 도시와 문학`은 계간`아시아`가 이번 호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연재물이다.

아시아의 한 도시에 오래 살았거나 머물고 있는 작가들이 집필을 맡게 될 이 기획은 한 도시가 간직한 이야기와 함께 여행자의 눈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도시의 매력을 듬뿍 맛보게 해 줄 것이다. 이번 호는 특집과 연계하여 베이징을 소개한다. 중국 대표 시인 시촨은 그의 흥미로운 산문 `내가 사는 도시를 상상하다`에서 중국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중축선`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천이백 만의 고정인구와 칠백 만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베이징의 중심 지대가 실은 텅 비어 있다는 그의 글에서 실재하는 땅 위의 베이징과 상상의 산물인 베이징은 기묘한 대비를 이룬다. 왕퉁의 `베이징의 가을을 찾아서`는 지금과 같이 거대 도시가 되기 전의 베이징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소설가 김인숙의 산문 `중심, 이야기, 북경`은 서울 토박이 작가가 베이징에 체류하며 겪은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없는 게 없는” 도시, 베이징이 그려져 있다. 베이징을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으로부터 하나의 도시, 천의 얼굴을 가진 베이징을 만난다.

다채로운 그림과 함께 아시아의 다양한 신화와 전설, 민담을 통해 아시아를 새롭게 이해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읽는 아시아―신화, 전설, 민담`에서는 중국의 신화와 민담을 실었다.

신화 `황제와 치우`는 중국 건국 신화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황제와 치우의 다이내믹한 전쟁 이야기를 들려준다. 베이징의 민담 `주선교의 전설`은 주선교가 세워지고 처음 다리를 건넌 수염이 희끗한 노인과 그 이후 강가에서 술에 물을 섞어 파는 검은 수염의 늙은이 이야기로 그 후 주선교 일대에서 술을 파는 사람들이 감히 술에 물을 섞지 못했고 왜 물에 술을 섞는 짓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연원을 들려준다.

이번 호 시는 몽골과 한국 스리랑카와 캄보디아 작가의 시를 싣는다. 스리랑카와 캄보디아의 시는`아시아` 독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특히 사리스 피우의 시에는 캄보디아인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시련과 그것이 남긴 아픈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시인은 태국의 난민촌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다. 최근 신작 시집을 낸 심보선 시인의 시 두 편도 실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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