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영흥 장기 경산 군위초교 등 다양한 행사
상당수 학생 줄어 역사 이어가게 할 지원 절실
6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올해로 개교 100년 이상 되는 경북도내 초등학교는 30여 개에 이른다. 가장 먼저 개교한 것은 안동초교로 올해 개교 106주년을 맞았다.
1906년 영주에서 사립흥주소학교로 개교한 순흥초교, 고령보통학교로 설립된 고령초교, 사립광남학교로 문을 열었던 포항연일초교, 청도사립보통학교로 개교한 청도초교 등 4개교는 올해로써 105주년이 됐다.
이듬해 개교한 경주옥산초교, 김천초교, 상주초교 등 5개 교는 104주년을 맞았다. 영천초교 등 4개 교는 103주년, 의성초교 등 4개교는 102주년, 영덕영해초교 등 2개교는 101주년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 중에 경북의 10개교는 올해로써 개교 만 100년을 맞았거나 맞는다. 포항영흥초교, 포항장기초교, 경산초교, 군위초교 등이 그들이다. 이들 학교 동창회에서는 진작부터 100주년 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켜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렇게 개교 100주년을 맞는 학교들이 근년에 속속 나타나는 것은 100년 전 즈음이 우리 근대교육이 시작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1900년 전후 민족지사들은 근대교육을 도입해야 인재를 양성할 수 있고 그래야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민간 주도로 학교를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엔 일제가 주도해 초등학교 개교와 운영을 이끌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자기네 식민통치 이념에 맞는 `국민`으로 키워내는 게 목적이었다. 일제는 특히 1911년 `조선교육령`을 공포해 학교 운영을 관리하기 시작, 만 100년 전이던 그해에 제도권 학교가 특히 많이 문을 열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1911년 8월 공포된 제1차 조선교육령은 학교를 보통학교, 고등보통학교, 여자고등보통학교, 실업학교, 사립학교 등으로 분류하고 일본식 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올해 100주년을 맞는 경북의 초등학교 중 7개가 1차 조선교육령 공포 이후 개교 또는 설립됐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문을 연 초등학교들은 일제의 기도와 달리 민족운동의 중심체가 됐다. 일본의 교육 목적에 맞춰 이름이 `국민학교`로 바뀌는 곡절을 겪으면서도 초등학교들은 지금까지 이 나라 인재 양성의 산실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오고 있기도 하다.
지역에서 40여년간 초등교육에 종사했던 김흥섭씨는 “개교 100주년 전후의 경북지역 초교 중 상당수가 소규모 농어촌학교로 위축되거나 학생 수가 급감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들 학교의 역사가 계속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청과 지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함은 물론 총동문회와 교직원·학부모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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