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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과학적인 관찰 통해 사물을 바로 표현하자

쌍산 김동욱
등록일 2011-07-13 21:05 게재일 2011-07-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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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필법(春秋筆法)

`춘추필법(春秋筆法)`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형식적이고 간결한 문장을 통해 엄격하게 포폄(褒貶)을 가한 `춘추(春秋)`의 독특한 필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자포폄(一字褒貶)`, `진언대의(微言大儀)`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춘추란 춘추시대노나라 은공(隱公) 원년(B.C. 722)부터 (哀公) 14년(B.C. 482)에 이르는 12공 242년 간의 기록을 담고 있는 역사서이다. 이것은 원래 노나라의 사관(史官)이 기록한 일기체의 궁정연대기(宮庭年代記)인데, 공자가 여기에 자신의 독자적인 역사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미묘한 필법 아래 필삭(筆削)을 가했다. 이를 가리켜 춘추필법이라 한다. 공자의 기준은 `명분을 바로잡은 (正名分)`과 `포폄에 의거함`이었다. 그 예를 들어보자

우선 사물의 명분을 바로잡기위해 공자는 단어하나의 선택에도 신중을 기했다. 예를 들어 `희공(僖公)`16년 조에 `운석이 송나라에 다섯 개 떨어졌다`라고 쓰지 않고 그렇게 쓴 것은 뭔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서 살펴본 후에 돌이라는 것을 알았고, 또 그것을 헤아려보니 다섯개임을 알았기 때문에 사실을 안 순서를 살려 `운석우송오(隕石于宋五)`라고 표기했다는 것이다. 즉 정확하고 과학적인 관찰을 통해 사물을 바로 표현한 것이다. 또 오(吳)와 초(楚)나라 임금을 자(子), 제(薺와 진(晉)나라 임금은 후(侯)라고 불렀으며, 송나라는 비록 약소국이었지만 긍 임금을 공(公)으로 높여 표기한 것은 전통을 고수하려는 `정명분`에 속하는 것이다.

포폄에 있어서 각각의 상황과 사건의 원인 선악(善惡)의 소재에 따라 달리 표현되었다. 선공(宣公) 2년 조에 `진나라 조순(趙盾)이 그의 군주 이고(夷皐)를 시해했다`라는 기사가 있는데, 원래 임금을 죽인 자는 조순이 아니라 조천(趙穿)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순이 죽였다고 한 것은 조순이 조천을 토벌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순의 책임이라고 보아 그렇게 적었다는 것이다.

또 은공 4년 조에는 `위(衛)나라 사람들이 주우(州旴)를 복에서 죽였다`고 되어있는데, 여기서 임금을, 군(君이라고 하지 않고 주우라고 한 것과 임금을 죽인 경우에 쓰는 말인 `시(弑)`를 놓아두고 `살(殺)을 쓴 것은, 원래 그가 토벌의 대상이었으며, 위나라 사람들이 외세의 힘을 빌어 위나라 땅이 아닌 복땅에서 그를 죽였음을 나타낸 것이다.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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