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뭉치에
붉은 못 하나 장전한다
곧 바로 이어지는
고요한 발사,
확 펼쳐진 울음이 내 몸에서 붉게 타오른다
봉선화가 개화하는 순간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재미난 작품이다. 봉선화는 장미나 백합처럼 그렇게 화려하거나 잘생긴 귀족풍의 꽃이 아니다. 그저 울타리 밑이거나 마당구석에 볼품없이 피어오르는 우리의 꽃이다. 그냥 수수하고 바라볼수록 편안한 꽃이다. 어린 시절 누이들의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어떤 서러움과 눈물이 묻어있는 봉선화의 개화를 보고 시인은 가슴속에 조용히 번지는 울음을 느낀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