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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지사 `춘향전 발언` 끝없는 말썽

연합뉴스
등록일 2011-07-06 21:37 게재일 2011-07-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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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민들 `석고대죄` 요구까지

“춘향전은 춘향이를 따 먹으려는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김문수 경기지사의 발언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지사가 수차례 “잘못했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음에도 춘향전의 본고장인 전북 남원시민이 경기도청까지 찾아가 `석고대죄`를 요구할 정도인 것이다. 때문에 김 지사와 측근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23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시작했다. 김 지사는 그 자리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를 따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나쁜 공직자의 비유를 드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하지만 발언의 파장은 컸다. 이후 며칠 동안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김 지사의 춘향전 발언이 주요 검색어 상위에 올라갈 정도였다.

이에 발언 다음날 남원 시의회가 남원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은 것이라며 김 지사의 깊은 반성과 사죄를 촉구했다. 또 남원시민과 100여개 사회·여성단체가 발언 나흘 뒤 남원시의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김문수 경기지사 춘향전 망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퇴진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같은날 도지사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춘향전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틀 뒤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말이 격하게 나와서 잘못됐다. 적절하지 못한 표현을 썼다. 입이 거칠어서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죄송` `잘못`이라는 말을 6번이나 하고 “수행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말까지 하며 잘못을 빌었다. 대통령직 도전을 꿈꾸는 김 지사의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한껏 몸을 낮췄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런 김 지사의 잇따른 사과에도 망언 대책위 소속 남원시민 30여명은 지난 4일 오전 경기도청을 찾아가 정문 앞에서 “김 지사는 춘향 사당에 찾아와 속죄하고 남원시민 앞에서 석고대죄(席藁待罪)하라”고 요구했다.

김 지사가 말을 잘못해 물의를 빚거나 논란을 일으킨 사례는 여러 번 있다. 지난해 11월2일 서울법대 초청으로 강연하면서 걸그룹 `소녀시대`에 대해 `쭉쭉 빵빵`이라고 표현해 성희롱 논란을 빚었다. 2008년 12월23일 도청에서는 고려대 입학을 앞둔 피겨스타 김연아에게 장학금 지원증서를 주는 자리에서 “김 선수는 서양인보다 더 잘하고 더 예뻐 우리나라도 종자(種子)가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여성들이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김 지사는 강연을 할 때 원고대로 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스타일이라 이 과정에서 본질과 다르게 말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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