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테이프로 주웠네
우리의 죄를 셀 수 없는 것처럼 불쌍한 일이 또 있을까
그 죄를 살피는데 그것은 꼬부라졌고 검었네
솜털이 아름다운 건
아직 죄의 시작이 미미하기 때문이야
검고 꼬부라진 털은 어디서 나왔을까
죄의 뿌리가 세상 밖으로 뿌리를 내린다
방바닥에서 검고 꼬부라진 털 하나를 발견한 시인은 인간의 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검고 꼬부라진 털이 죄악이라면 물들지 않아 하얀 솜털은 아직은 그리 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원죄에 대한 생각을 이르러게 하는 이 시는 하얀 솜털처럼 죄의 속성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순수하게 살아가야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