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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유혹` 자살 사이트 심각하다

최승희기자
등록일 2011-06-03 21:23 게재일 2011-06-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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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서 남녀 4명 승합차서 숨진채 발견… 자살추정

신변을 비관하거나 순간적인 충동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이 잇따르는 <관련기사 1일자 4면 보도> 가운데 2일 성주에서 집단자살 한 것으로 보이는 남녀 4명의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여느 집단자살 사건이 그렇듯 이번 사건 역시 숨진 이들이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여 자살사이트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2일 오후 1시30분께 성주 금수면 영천리 소재 대가천변에서 주차된 승합차량 내부에서 김모(26·대구)씨와 박모(25·여·서울)씨 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이곳에 놀러온 이모(2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차량 안에서 4명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차량 내부에서 연탄재 3장과 연탄 6장, 번개탄 7개 등을 발견했다.

차량 창문이 테이프로 막혀있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연탄을 피워놓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박씨는 지난 달 30일 가출신고됐으며 숨진 사람들은 차량 안에서 발견된 가방 안에 신분증과 유서 형식의 편지를 넣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딸이 “지난 달 30일 자살 사이트에 들어갔고 어떤 남자와 함께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는 박씨 어머니의 진술에 따라 이들이 자살 사이트를 통해 만나 집단자살한 것에 수사 촛점을 맞추고 있다.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집단자살로 목숨을 끊으려 하거나 끊은 사례는 빈번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9년 강원도 집단자살 사건.

그해 4월 강원도에서 3차례의 연쇄 집단자살로 남녀 11명이 사망했고 이어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남녀 5명이 네 번째 집단자살을 기도하다 강원도 홍천의 펜션 주인 신고로 목숨을 건졌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 충북 제천에서 남성 3명이 차안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채 발견됐고 3월에는 경남 통영의 한 모텔에서는남성 3명이 연탄을 피워놓고 1명은 죽고 2명은 쓰려져 있는 것을 모텔 주인이 발견했다.

또 2월에는 충북 청주에서 20대 남성 3명이 빌라에서, 1월에는 경기도 동두천 모텔에서 남녀 3명이 연탈불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집단자살 대부분의 공통점은 대상자들의 거주지와 나이가 모두 다르다는 것.

이것만 보더라도 대부분이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자살사이트는 인터넷상에서 자살을 유도하고 미화 또는 방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이트는 시공의 제약없이 자살에 대한 어떤 주제든 손쉽게 정보 교환이 가능하여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자살사이트는 당초 자살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오히려 자살에 관한 정보가 소개되고 자살을 유도하는 사이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자살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더라도 혼자 시도하면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 두렵고 그럴 용기가 잘 나지 않는다”며 “반면 자신과 비슷한 상태의 사람들과 같이 자살을 모의하면 용기도 나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안정돼 자살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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