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산 가격이 움직인 만큼 자기소득도 변동한 것으로 생각해 그에 맞춰 소비수준을 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가계의 소비심리가 과거에 비해 호전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금년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데 따른 부의 효과가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가 10%p 상승하면 가계소비가 0.3%p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소득층이나 음식료품과 같은 생필품 소비에서는 부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고소득층과 중소득층을 중심으로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의 내구재 및 의류 등의 준내구재 소비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가격 변동에 따른 부의 효과는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자산이 가계의 자산구성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택가격의 상승이 부의 효과를 통해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여타 자산에 비해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의 효과를 추정한 결과에 의하면 주택자산의 가치가 10% 증가할 때 비내구재 소비는 0.3~0.5%, 비주거용 소비는 0.6~0.9% 정도 증가하는 데 비해 주거서비스 소비는 대략 1.2~1.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가 부동산 구입을 위한 가계부채 증가로 대부분 상쇄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분은 아직 손에 들어오지 않은 미실현 소득인데 반해, 가계부채 원금 및 이자부담은 현재의 지출이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숙자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