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이었던가 연못은
온 몸에 상처가 둥글게 났다
살아가는 일이 상처라는 듯
상처 아물게 하는 일 또한 삶인 것을
연못은 퉁퉁 부어오른 몸에다 애기수련
어리연꽃 파스를 동그랗게 붙여둔다
맞다. 어쩌면 살아가는 일들이 다 상처인지 모른다. 연못에 피어오른 애기수련을 연못의 상처에 붙인 파스라고 비유하는 시인의 눈이 참 재미있다. 어디 수련이나 연꽃 뿐이겠는가 이 땅 산하에 피어오르는, 우리 삶의 주변에 피어오르는 수많은 꽃들은 세상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파스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