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디밀고 있다
아직 떨어지지 않는 배냇짓
그 안으로 한 발자국 들여놓으니
멀미가 난다
담벼락에 기대선 누렇게 부황 뜬
초등학교 내 친구 남일이가 보고싶다
뒷산에 죽은 애를 묻고 왔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
해남 희망원의 그 아이
아득한 어린 시절의 친구를 조용히 불러보는 시인의 눈은 젖어있다. 그랬다. 봄이면 부황 뜬 얼굴의 아이들과 빼빼 마른 아이들의 퀭한 눈빛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들의 얼굴에 암울하게 드리워져 있던 그늘을 추억하는 시인의 마음은 더욱 젖어있다. 뒤를 돌아보면 우리들의 모습이 아련히 보일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