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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國技·태권도)를 홀대하는 정부·정치권

윤종현 기자
등록일 2011-05-06 20:59 게재일 2011-05-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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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가장 열광시키는 스포츠라면 단연 축구를 꼽을 수 있다. 이 축구의 탄생지는 영국이며, 국기(國技)이기도 하다. 그리고 국내 지상파는 물론 전 세계 채널 방송에는 축구가 매일 방송되고 있으며, 이는 영국이라는 국가를 홍보하는 최고의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영국 국민도 국기인 축구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 스포츠계가 아는 사실이다. 더욱이 영국 산업의 한 축이 축구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으며, 굴뚝 없는 산업의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는 `정부`와 `정치권`으로 부터 받는 대우 수준은 0점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국기가 태권도이고 종주국이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특히 태권도는 저 먼 아프리카 오지를 비롯 미국,남미 등 전 세계에 보급되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업 못지않다.

그러나 이번 `경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보면 태권도가 우리의 국기라는 자부심이 싹 가신다. 정부가 승인하는 대회는 국가 예산이 지원된다. 절차상의 문제를 떠나 태권도 종주국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임에도 정부는 절차와 규정만 적용해 관심과 예산지원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그래서 이 대회가 경주시민들의 손에 의해 치러진 `동네 대회`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대회 이후 가장 많은 국가 149개국이 참가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이 대회에 관심조차 없었다. 국가 차원에서 개최돼야 할 이 대회의 예산은 총 50억원. 지출항목을 보면 경기장 시설개선비에 17억원, WTF기금 2억5천만원, 나머지가 운영경비로 사용됐다. 따라서 31억5천만원으로 국제대회를 치렀는 것을 보면 경주시나 조직위의 알찬 성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보면 이 대회와는 천양지차다. 이 대회는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예산 규모는 2천875여억원대며, 사회간접비용을 비롯 직간접효과는 1조5천억원대 이른다. 외국 선수단을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설치되고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파견되는 등 조직이나 운영 면에서 대구시가 아닌 국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 사무실은 실내체육관 골방에 있었지만 경주시 파견공무원들이나 지역 봉사단체들이 참여해 외국선수단을 위해 VISA 업무를 비롯 외국 선수단 응원과 편의 지원하는 등 그 정성이 가련하기까지 했다.

물론 경주시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대회 유치 이후 곧장 조직위를 설치해야 함에도 지난 연말께 구성한 것과 때늦은 중앙정부 예산 요청 등 예산 부족을 자초했다는 비난도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국기와 관련된 국제행사에 있어 정부나 정치권에서 보여준 관심도는 매운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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