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유교(儒敎)의 인의(仁義)의 사상과 왕도정치(王導政治)를 설파하던 맹자의 발길이 한때 제(濟)나라로 향했다. 당시 제나라는 서쪽의 진(秦)나라, 남쪽의 초(楚)나라와 함께 대국으로 꼽혔고 선왕(宣王)도 능력있는 군주로 평판이 있었으므로 맹자는 그에게 왕도정치를 일깨워 주겠다는 큰 기대를 하고 찾아간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오직 힘있는 자가 최고인 패도정치의 시대였다. 선왕은 왕도정치를 설파하러 간 맹자에게 패도정치에 대해 물었다. “춘추시대 패자였던 제나라 환공과 진나라 문공의 사업에 대해 얻어들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맹자는 그런 패도정치에 관해서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 선생님(공자를 뜻함)의 문도 들은 그들의 사적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후세에 전해진 것이 없어서 제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굳이 무엇을 말하라고 하신다면 왕도정치를 펴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맹자는 과연 자신이 왕도정치를 펼 수 있을지 자신 없어 하는 선왕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전하께서는 전쟁을 일으켜 군사와 신하를 위태롭게 해서 제후들과 원한을 맺은 뒤에야 마음이 후련하겠습니까?”
“아닙니다. 나는 그렇기 때문이 아닙니다”
선왕은 정색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맹자는 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
“그러시다면 전하의 대망을 알 수 있겠습니다. 천하통일을 하여 사방의 오랑캐들까지 복종케 하려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이와같이 무력으로 소원을 이루려고 하신다면 이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것(연목구어)`과 같은 일입니다”
“아니. 그것이 그토록 무리한 일입니까?”
“오히려 그보다 더 심한 셈이지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비록 물고기만 구하지 못할 뿐 후에 다른 재앙은 없습니다. 그러나 군대를 일으켜 천하의 패자가 되려고 한다면 마음과 힘을 다하여 노력하더라도 뒤에는 반드시 재앙이 따를 것입니다”
자연에는 섭리가 있다 인간사에는 없다. 물고기는 물에 구하고 산나물은 산에서 구해야한다. 지극한 자연의 섭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이 지구상에 인간뿐이다. 물고기는 물에서 구하는 근본을 실천하는 평범한 인간이 되자.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