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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문인 이옥과 김려의 우정 그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4-28 19:42 게재일 2011-04-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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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창작과 비평사 刊, 설흔 지음, 220쪽, 9천원

창작과비평사(이하 창비) 청소년교양서 시리즈 첫 권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는 글에 살고 글에 죽던 조선의 두 글쟁이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창비가 지난해 개최한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 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고전을 바탕으로 여러 책을 집필해온 작가 설흔이 쓴 이 작품은 외형상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존 인물인 이옥과 김려의 삶과 이들이 남긴 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역사와 소설의 결합을 일컫는 장르인 `팩션(faction)`에 가깝다.

이옥은 타고난 문학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정조가 일으킨 문체반정의 희생양이 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의 제목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역시 그의 글에서 따온 것으로, 소설가 성석제가 `맛있는 문장들`에서 멋스러운 문장으로 꼽은 바 있다. 그의 벗 김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으나 역시 조선 후기 문학을 대표하는 문사다. 이 책에서 드러나듯 시정과 백성의 삶을 제재로 해 당대의 생활상을 예리하게 묘파하는 글을 여러 편 남겼다. 게다가 이옥의 글을 문집으로 간행해 후손에 전한 것이 김려임을 감안한다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할 것이다. 이들은 고문에서 벗어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다 정조의 노여움을 사 과거 응시를 금지당하고 유배를 떠나는 등 고초를 겪는다. 그러나 권력에 굽히지 않고 평생 자신만의 글쓰기를 고집했다. 작가 설흔은 두 고집 센 문인의 삶과 이들이 남긴 글을 토대로 글쓰기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엮어냈다. 여기에 시대 배경과 더불어 이옥과 김려의 문학세계를 짚어주는 한문학자 강명관 교수의 상세한 해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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