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격차는 같은 종류의 채권(예: 국채)을 대상으로 해야 하나 우리나라에서는 국채시장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만기별 수익률 구조도 형성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콜금리-회사채수익률, 콜금리-국채수익률이 대용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단기시장금리가 금융시장의 자금수급 상황,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등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장기시장금리는 현재의 단기시장금리 외에 미래의 단기시장금리에 대한 시장의 예측, 금융상품을 장기간 보유함에 따르는 리스크를 보전하기 위한 유동성프리미엄(liquidity premium)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장단기 시장금리는 시장참가자들이 앞으로의 경기상황이나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예측하느냐, 그리고 유동성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요구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장단기 금리격차가 비정상적으로 크거나 더 큰 폭으로 확대되면 경제에 좋지 못한 현상이 생길 수 있음을 예고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장기시장금리와 단기시장금리간의 격차가 양(+)의 방향으로 확대될 경우 경기과열이나 인플레이션이, 음(-)의 방향(장단기 금리역전)으로 확대될 경우 경기침체나 디플레이션과 같은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장단기 금리격차는 향후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참가자의 예상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선행지표이자 통화정책의 유용한 정보변수로 활용된다.
장단기 금리격차 확대는 통화정책의 원활한 수행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장의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조정은 단기시장금리, 장기시장금리, 은행 여수신금리를 순차적으로 움직이며 궁극적으로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장단기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져 있거나 상호 연관성 없이 움직이면 중앙은행의 금융시장 통제력이 떨어지고 통화정책 운용목표로서 기준금리의 기능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CD금리가 상승하고 단기채권이 약세를 보이는 등 단기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격차가 축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돼 있는 상태다. 장단기 시장금리 격차를 정상적인 수준까지 줄이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준금리 인상도 신용위기를 초래하지 않고 시장금리가 과도히 상승하지 않도록 적절한 출구전략 시기에 맞춰 시행할 필요가 있다.
<장순복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