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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런이란

최진환 기자
등록일 2009-08-20 21:33 게재일 2009-08-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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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이후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순유출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에서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투자한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거나 수익을 내기 시작하자 이익실현을 위해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에는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자금유출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펀드런(Fund Run)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펀드런이란 펀드 대량 환매를 의미하는 용어로 대규모의 예금인출사태를 의미하는 뱅크런(Bank Run)을 빗대어 만든 말이다.

은행의 예금주들은 예치한 원금과 이자 전액에 대해 청구권을 가진다. 그러나 경영상태가 안좋은 은행의 경우 은행 자산이 고객이 맡긴 예금보다 작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예금주들은 예금자보호 한도내에서만 예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고객의 입장에서는 은행의 자산이 예금보다 작다는 것을 인지했을 경우 은행이 지급불능을 선언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은행창구로 달려가 예금을 인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뱅크런이란 말도 1929년 미국 대공황 시절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하자 고객들이 은행에 맡긴 돈을 찾기 위해 허겁지겁 뛰어가던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반면 펀드는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산의 시장가치에 대한 지분만큼 청구권을 갖는다. 즉 어떤 충격으로 펀드의 순자산가치가 줄어들면 투자자들이 환매할 수 있는 금액도 이미 줄어 있기 때문에 뱅크런처럼 다른 투자자들보다 먼저 환매하여 돈을 찾을 유인은 없다.

다만 현실에서는 투자자들이 펀드의 자산가치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또는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운용사가 보유자산을 매각시 펀드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 환매에 나서면서 펀드런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최근 순유출액은 순자산 총액이 약 71조원(금년 7월말 기준)인 점을 감안할 때 아직 큰 규모는 아니다. 또한 주식형 펀드 판매잔액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가 장기투자 수단으로 정착되고 있어 펀드런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매의 증가가 자산운용사의 매도로 이어져 주가가 급락하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 제공을 통해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며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주성제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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