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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회의 여름나기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7-20 08:43 게재일 2009-07-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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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다.

직장인들에게 휴가는 다다익선이다. 많이 준다고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주말과 공휴일은 직장인들에게 큰 위안이다.

특히 여름휴가는 휴식도 휴식이지만 낭만으로 충만된 또 다른 꿀맛으로 다가온다.

선남선녀들이 마음을 설레며 여름휴가를 기다리는 것은 그들만의 낭만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경제가 어려워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름휴가는 휴가다.

정치인들에게 여름휴가는 무엇일까. 중앙정치권 무대에서 활약하는 정치인들은 각종 언론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지자체의 의원들은 과연 무엇을 할까.

이미 불붙은 내년 지방선거

아마도 중앙정치권과는 큰 차이가 있는 듯하다. 차기선거를 3년이나 남겨 놓고 있는 국회의원과는 달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역의원은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역의원의 아성에 도전하는 예비후보 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의원들이 자신의 홍보를 위해 이번 여름을 맞아 더욱 비지땀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항지역도 예외는 아닌 듯 수성에 나서는 현역의원이나 도전하는 후보들 모두 서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일부 지역구는 선거구제도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현역의원간의 맞대결 구도까지 펼쳐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떤 지역구는 비례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비례대표간의 맞대결 구도가 펼쳐질지 여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들 모두 지역구 활동에 여념이 없다.

또 다른 어떤 지역구는 후계자 얘기도 나온다. 현역의원이 자신이 좋아하는 후배에게 자리를 넘겨주겠다는 얘기다. 아무튼 현역의원간의 맞대결 구도는 서로가 피곤하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항시의회는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모두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면서 의회는 뒷동네가 됐다. 최근에는 최영만 의장이 과로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포항시의회는 고요함 그 자체다. 일부 의원들이 잠시 잠시 의회를 찾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19일 일요일에는 총무경제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관련 전문위원까지 떠나면서 의회는 정말 한산해지게 됐다. 상하이와 장가항시를 돌아보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온다고 한다. 여름휴가를 별도로 찾아서 떠나는데 공무여행을 떠나게 됐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여행은 어디든 떠나보면 좋은 것이다. 좋은 것을 많이 배워와서 포항시 발전에 접목시켰으면 좋겠다.

장복덕 의원은 장맛비에 지역구의 장마피해지역을 돌아보다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해냈다. 장 의원은 의정 활동은 기자실 내에도 자자하다. 왕성한 의정 활동으로 지역구 활동이 상대적으로 더딘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가보다. 이상구 부의장은 최영만 의장의 부재자리를 지키느라 여름 초입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의회가 열리는 날 외에는 의회를 찾지 않은 의원들은 여름 내내 아마 의회를 찾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급제가 됐는데도 의원들은 회기가 열리지 않으면 의회에 등원할 생각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출근부를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견제·감시 못하면 사퇴해야

이제 최영만 의장도 원기를 회복해 의회에 다시 복귀했다. 여름철 휴가를 통해 원기를 회복하고 충전을 통해 의회의 본위상을 다시 한번 다잡기 바란다. 지금 포항시에는 정말 일들이 산적하게 쌓여 있다. 다음달 8일에는 영일만신항이 개항한다. 물동량확보 등을 위해 포항시는 지금 그 어느 때 보다 바삐 돌아가고 있다.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민자제안사업도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이달 말이면 영일만횡단도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나온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포항시의회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 포항호의 앞날은 기약할 수 없다. 포항시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내년선거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포항시의 미래를 위해 부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 싫으면 지금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맞다.

이 여름이 지나면 달라진 의회상을 기대하는 것이 단지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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