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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등록일 2009-07-03 11:06 게재일 2009-07-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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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원래 `킬 빌`이라는 한편으로 된 영화인데, 런닝타임이 길다는 이유와 상업적인 목적으로 `킬 빌 Vol. 1`과 `킬 빌 Vol. 2`으로 나뉘어 개봉했다.

감독이 동양 문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영화 내내 일본 사무라이 칼이 등장하고 사무라이 정신이 바탕을 이룬다. <킬 빌 Vol. 1>에서는 영화의 반이 일본을 무대로 한다.

타란티노가 동양 무술 영화의 마니아라는 사실은 너무 유명하다. 홍콩 쇼브러더스의 로고를 띄우는 장난스런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사지절단 무술과 사무라이 영화의 피분수가 솟구치는 액션 장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보이는 캐릭터, 무엇보다 이소룡의 노란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주인공까지 타란티노는 자신이 보고 열광한 영화를 재료 삼아 `킬 빌`이라는 큰 그릇에 넣어 화려하고 그득한 성찬을 내 놓았다.

다음 8가지 사항들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1. 영화의 라스트씬에서 모든 복수를 끝내고,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는 브라이드(우마 서먼)의 모습은 `펄프픽션`에서 빌려왔다.

2. 엘 드라이버(대릴 한나)와 브라이드가 버드(마이클 매드신)의 트레일러에서 싸우는 장면을 눈썰미를 가지고 지켜본 관객이라면 대릴 한나가 출연한 `블레이드 러너`포스터를 발견할 수 있다.

3. 장장 13분이나 되는 영화 엔딩 크레딧이 끝나면 우마 서먼이 대릴 한나의 눈알을 뽑는 장면이 어떻게 촬영이 되었는지 볼 수 있다.

4. 타란티노는 버드가 브라이드를 생매장하는 장면에서 `황야의 무법자`의 영화음악을 사용했다.

이 음악이 `황야의 무법자`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악당들에게 붙잡혔다가 관에 주검 대신 자기 몸을 넣고 탈출하는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올드팬이라면 감회가 남다를것 같다.

5. 전편보다 말이 많아진 `킬빌2`에는 `슈퍼 히어로`를 다른 식으로 접근하는 빌의 발상에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빌은 슈퍼 히어로들이 지니고 있는 양면성을 형이상학적으로 접근하는데, 이는 실제로 데이빗 캐러딘과 타란티노가 나누었던 대화다.

6. 원래 브라이드에게 쿵푸를 가르치는 백발의 파이 메이 역은 타란티노 본인이 연기하려고 했지만 1편에서 크레이지 88의 대머리 두목으로 출연했고, 무술의 조예가 깊은 유가휘에게 최종낙찰됐다.

파이 메이라는 캐릭터는 쇼브라더스의 전속배우였던 유가휘가 출연한 영화 `홍휘관`에서 빌려왔다.

실제로 유가휘는 남파소림권이기도 한 홍가권을 익힌 진짜 무술인으로 황비홍의 직계제자라고.

7. 타란티노 감독과 절친한 영화동료인 사무엘 L.잭슨은 브라이드의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연주하는 오르간 주자로 깜짝 출연했다.

8. 2편의 백미인 브라이드와 엘 드라이버의 결투는 원래 넓은 황야를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었으나 촬영 하루 전날 타란티노는 버드의 트레일러로 장소를 변경했다.

타란티노는 한 인터뷰에서 “현재 `킬빌3`를 기획 준비중”이라고 말문을 연 뒤 “세르지오 레오네의 `황야의 무법자` `속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처럼 처음부터 이 작품이 나의 달러 삼부작(Dollars Triogy)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타란티노가 밝힌 `킬빌3`은 `킬빌1`에서 브라이드에 의해 희생된 버나타 그린(비비카 A.폭스)의 딸 니키가 주인공으로 나설 예정.

내용은 빌의 모든 유산을 상속받은 소피(줄리 드레퓌스)가 니키를 키워 브라이드에게 보내고 니키가 차세대 브라이드가 된다는 내용.

15년후 정도에나 제작이 가능할 `킬빌3`을 위해 몇몇 장면을 미리 찍어놓았다고 하니 역시 타란티노 다운 발상이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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